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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세계로 미래로/위대한 한국

“한글은 섬세하고 아름다운 통찰력 지녀”

지송나무 2015. 6. 9. 16:29

“한글은 섬세하고 아름다운 통찰력 지녀”

 
美 언어학자 마거릿 토머스 교수


“세종대왕은 지적으로 재능 있고 실천적인 왕이었다. 그의 최고 업적은 ‘한글’로 알려진 한국의 알파벳을 창제한 것이다.”

북미 언어학자협회장 출신의 마거릿 토머스 미국 보스턴칼리지 교수는 스스로 “열렬한 세종대왕과 한글 팬”이라고 소개한다. 2011년 7월 펴낸 ‘언어와 언어학의 50대 주요 사상가’라는 책에서 세종대왕을 별도로 다뤘을 정도다.

토머스 교수는 7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23년 만에 공휴일로 부활한 한글날에 대해 “한국인들이 언어 창제와 관련한 날을 국경일로 정해 기념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라고 축하했다. 이어 “문자 체계를 국경일로 기념하는 나라는 내가 알기론 한국이 유일하다”면서 “멋진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토머스 교수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글은 한국어 속성과 한국 고유의 문화적 특성, 우주원리에 대해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통찰력을 지니고 있으며 발성 체계까지 고려하고 있다”면서 “내 책에서 초기 언어 연구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로 한글 창제를 거론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창적인 이 문자 체계(한글)를 공부한 수많은 언어학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한글을 사랑하는 열성 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토머스 교수는 일본이 한자를 응용해 48자의 음절문자 체계를 독자적으로 개발했으나 자국에 맞지 않는 중국 모델에 묶였지만 세종대왕이 다른 길을 선택함으로써 한글은 중국어나 일본어 표기 전통보다 언어심리학적 현실을 훨씬 더 풍부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전통적인 글자 체계가 지니는 문화적·예술적 풍부함의 가치를 배우고 한글 고유의 과학적 가치를 인식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조언했다.

토머스 교수는 최근 인터넷 등에서 범람하는 축약어 등을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한글의 생명력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축약어를 만들어 인터넷에서 쓴다는 건 한글 시스템이 생명력을 지니고 잘 작동해 현대적 조건에 맞춰 적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인간의 언어적 창의성은 광범위해 언어로 유희하려는 충동을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 영어 열풍에 대해서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토머스 교수는 “한국인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 것은 좋은 일이다. 외국어 습득은 인지 능력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세계적 지평도 넓혀 줄 것”이라며 “미국 젊은이들도 한글을 포함해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