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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건강·행복생활/건강

[톱클래스] 자연이 전해주는 행복, 함께 느껴보실래요?

지송나무 2016. 4. 10. 12:53


[톱클래스] 자연이 전해주는 행복, 함께 느껴보실래요?


푸드 스타일리스트 박선홍

도시농부로 살아가다

박선홍 씨는 서울 토박이지만 집 안에서 난초를 키우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식물을 가까이하면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부터 채소나 꽃을 가꾸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2년 동안 식품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푸드 스타일링에 도전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요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키운 채소로 음식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가꾸게 되었다. 식물에 관심이 많은 그였지만 텃밭에서 작물을 직접 기르는 일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주말농장을 처음 시작할 때 잡초 뽑는 일이 가장 어려웠어요. 잡초의 생장점만 잘라낸 후 흙으로 덮어줘야 토지가 비옥해진다는 걸 몰라서 잡초가 올라오는 족족 다 뽑아냈어요. 몸이 힘드니까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웃음). 첫해에는 고추랑 파프리카가 병충해 때문에 거의 다 죽어서 맘고생이 심했어요.”
그는 양파, 배추, 브로콜리 등의 작물을 소량으로 생산하는데, 종류가 워낙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작물을 길러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의 텃밭에서는 허브도 자라고 있다. 허브는 매력적인 향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뿐 아니라 쓰임새도 다양하다. 애플민트는 요리 장식으로 쓰이고 모히토의 재료가 된다. 페스토(이탈리아 소스)를 만들 때 들어가는 바질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허브 중 하나다. 페퍼민트는 족욕을 할 때, 로즈메리는 식초나 오일을 만들 때 쓰인다.

“같은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에게 허브 향이 마음에 들면 수확해 가라고 말해요. 제가 6남매 중 다섯째인데 형제가 많다 보니 나누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지금도 텃밭에서 키우는 작물들을 거의 다 주변에 나눠주고 있어요. 자연의 도움으로 수확의 기쁨을 누린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행복합니다.”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내는 건강한 식단
텃밭을 가꾸면서 박선홍 씨는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아졌다. 그는 현재 송파구에서 천연 효모로 빵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수강생은 중학생부터 6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매크로바이오틱이라는 분야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다. 제철 음식을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먹는 식습관을 뜻하는 매크로바이오틱은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뿌리나 껍질 등에 함유되어 있는 영양분까지 고스란히 체내로 전달할 수 있다. 박선홍 씨는 올해 안으로 매크로바이오틱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다.

“제철 음식으로만 낼 수 있는 신선한 맛이 있어요. 계절별 채소 각각의 특성을 살려 더 건강한 요리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지금도 수확철에는 거의 대부분의 음식을 직접 재배한 작물로 만들고 있어요. 농사를 지으면서 제가 진짜 좋아하는 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주말농장은 건강한 음식만큼이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시야가 탁 트인 초록색 텃밭을 보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타인과 함께 작물을 재배하다 보면 인간적인 정도 싹튼다. 작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쁨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정말 작은 씨앗에서 싹이 트고 점점 커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껴요. 작물을 수확할 때 감동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오로지 그 순간에만 집중한 채 자연과 교감을 나누는 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에요. 이런 경험을 하다 보니까 자연에 대한 고마움이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세제 등을 직접 만들어 쓰면서 환경보호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주말농장에서 배우는 이타심
 호박은 덩굴이 옆으로 퍼져서 자라는 작물이다. 주말농장에서 호박을 키울 때, 덩굴이 다른 사람의 공간까지 침범한다면 열매가 맺혀 있더라도 잘라내야 한다. 타인이 재배하는 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농장에서 얻어 가는 즐거움은 한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때 행복이라는 열매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저도 처음 작물을 가꿀 때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잡초를 뽑을 때 근처에 있는 다른 텃밭의 잡초도 함께 뽑아요. 호스로 물을 뿌릴 때도 주변의 다른 텃밭까지 뿌려줍니다.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요.”

도시에 살면서 주말농장을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주말마다 자신의 텃밭을 찾아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도시인들이 농사에 도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텃밭을 가꾸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요. 신경 써야 할게 많고 몸도 힘들기 때문이겠죠. 잠깐의 힘든 시기만 버텨내면 즐거운 일들이 가득할 텐데 수확의 기쁨을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지금 바로 텃밭을 가꾸기 힘들다면 베란다에서 작은 식물들을 길러보세요. 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인데 자연이 전해주는 행복에 중독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웃음).”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