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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세계로 미래로/외국의 인물

할머니로, 연인으로 되살아난 다이애나

지송나무 2015. 6. 13. 10:23

할머니로, 연인으로 되살아난 다이애나

1997년 8월 31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사고는 파리 센강 옆 알마 지하차도에서 일어났습니다. 남자친구인 이집트 재벌 2세 도디 알 파예드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가다 교각을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다이애나 비와 도디 알 파예드, 운전사 앙리 폴이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그 곳, 알마 터널 위에는 지금도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꽃다발도 적지 않게 놓여 있습니다. 유독 눈길을 끈 것은 다이애나비가 한달 전 태어난 손자 조지를 다정하게 바라보는 사진입니다. 아들 윌리엄과 해리, 그리고 다이애나가 함께 있는 사진도 있었습니다. 한 추모객은 이 사진을 바라보며 "아들들이 잘 자랐고, 손자까지 태어났는데 그녀가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프고 비극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사고가 난 지하 터널 현장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들에게는 다이애나의 사망이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프랑스가 2년에 걸친 수사 끝에 운전사 앙리 폴의 과속과 음주 운전이 사고 원인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다이애나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한 추모객은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여전히 궁금하다. 영국 왕실이 관여했는지 아니면 남자친구 쪽에서 사고를 유발했는지…"라고 말했습니다. 최근에는 영국 특수부대가 그녀를 살해했다는 새로운 정보가 입수돼 영국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9월에는 영국을 시작으로 다이애나비의 생애를 다룬 영화가 개봉됩니다. 파키스탄 출신 의사 하스나트 칸 사이에 2년에 걸친 비밀스런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고 합니다.

다이애나비가 숨진 지 이제 16년, 추모 열기는 분명히 예전만 못하지만 그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할머니로, 연인으로 표현돼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서경채 기자seokc@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