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2015. 05. 15

불로그에 올린 글이 부족하나마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마음의 양식/좋은글

효도하는 개

지송나무 2015. 6. 22. 14:10

효도하는 개|

 

 

 

남도의 어느 마을에

노인 부부가 쓸쓸하게 살고있었다.

 

할머니는 백내장으로 눈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날품팔이를 하면서 간신히 연명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누렁이가 한 마리 있었다.

3년동안 동고동락했기 때문에

노부부에게는 자식이나 다름없었다.

그해 여름 할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집에는 할머니와 누렁이만 남았다.

장례도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치렀다.

 

그런데 장례를 치른 다음 날부터 마을에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누렁이가 밥그릇을 물고 마을의 이집저집을

돌아다니며 밥을 구걸하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밥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 저러는 구나

하며 불쌍한 개에게 아낌없이 밥을 주었다.

누렁이는 이상하게 밥을 먹지 않고 밥그릇을

통째로 물고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한 아낙이 장에 갔다오는 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맹인 할머니의 집  돌담을 넘겨보았다.

그 아낙은 그만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누렁이가 마루에 걸터앉아 있는 할머니의 소맷자락을 물고

둥근 용기 쪽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아침에 아낙이 직접 누렁이에게 준 밥그릇이었다.

 

누렁이는 앞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에게

밥을 먹으라는 시늉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누렁이의 뜻을 알아차린 할머니가 그 밥의

절반을 먹고서 남을 밥을 미뤄줬을때서야

누렁이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이 소문은 마을을 넘어 세상 멀리 퍼져나갔다.

다음날도 누렁이는 밥을 얻으러 다녔고,

마을 사람들은 변함없이 새 그릇에 밥과 반찬을 가득 담아

누렁이에게 전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