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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일상생활/종교 이야기

인터넷 확산과 종교 활동은 반비례? 미국 종교인들 크게 줄어

지송나무 2015. 8. 3. 10:15

인터넷 확산과 종교 활동은 반비례? 미국 종교인들 크게 줄어

AP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트에 위치한 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의 1982년 모습

교회, 사원, 유대교 회당, 모스크는 삶의 다른 영역보다 느리게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많은 종교 기관들이 디지털 기술이 제공하는 기회를 받아들이고 있다. 카르멜회 수녀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도 요청을 받고 일부 목사들은 신자들이 트윗으로 설교 내용을 생중계하도록 장려한다. 수많은 종교 공동체의 선교와 봉사활동은 온라인에서도 진행된다.

그러나 인터넷이 종교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닐 수 있다. 최근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인터넷 사용 증가와 종교 활동 감소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앨런 다우니 올린대학 공학교수가 시카고대학교 종합사회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인구 중 종교가 없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이 1990년 8%였던 것에서 2010년 18%로 증가했다. 2,500만 명이나 늘어난 것.

다우니 교수는 교육, 사회경제적 지위, 종교적 가정교육 중 어떤 것이 이 현상에 영향을 미쳤는지 검토한 결과 이 추세의 상당 부분이 설명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의 가설은 무엇일까? 인터넷 사용의 증가다. 1980년대에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종합사회조사에 따르면 2010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일주일에 적어도 2시간을 인터넷 사용에 소요하며 25%가 일주일에 7시간 이상을 소요했다. 다우니 교수는 종교인이 25%나 감소한 것은 이 새로운 습관의 영향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연구를 읽은 독자들은 두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이 조사는 ‘종교인’을 조사했다는 것이다. 이는 신을 믿는 사람이 아니라 특정 형태의 종교적 전통을 따르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미국 성인의 대다수는 신을 믿는다고 고백하지만(그러나 그 숫자마저도 감소했다) 그 믿음을 실천하기 위해 종교기관을 찾는 사람의 수는 훨씬 적다. 또 한 가지는 다우니 교수의 연구는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측정한다는 점이다. 그는 인터넷 사용이 종교인의 감소를 야기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두 현상이 동시에 일어났으며 인터넷 사용이 종교인 감소의 배경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흥미로운 질문을 제시한다. 종교활동은 디지털 세계의 또 다른 기회비용인 걸까? 마치 손으로 쓴 편지가 구식이 되어버린 것처럼? 그렇다면 이는 미래의 종교기관에 어떤 의미일까?

인터넷 사용이 종교인이 줄어드는 주요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 연구는 의도치 않은 인터넷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우니 교수가 검토하지 않은 사회정치적, 경제적 요인이 종교인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무신론자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퍼진 것 등 측정하기 어려운 변수들도 있다.)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은 성경 공부나 예배 등 종교 공동체에서 얼굴을 맞대고 하는 활동에 시간을 덜 투자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가상 공동체는 교회에 직접 가는 것과 비슷한 소속감을 제공하면서도 훨씬 더 편리하다. 같은 생각을 공유한 공동체의 일부임을 느끼기 위해 집을 나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온라인 서명운동에 서명을 한 것만으로 시민 활동을 한 것처럼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처럼 직접 종교 의식에 참여하는 것 대신 온라인 공동체의 편리함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다른 가능성은 정보 접근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종교 의식에 반대되는 습관을 키운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알고 싶을 경우 인터넷이 개인의 필요에 맞춘 답을 즉시 제공해 준다. 한 사람의 개인적 믿음이 무엇이든 간에 종교 관행은 보통 온라인 세계가 만들어내는 것과는 정반대의 특성이 있다. 인터넷이 즉시성과 공개를 특징으로 한다면 종교는 인내와 신중함이라는 특징이 있다.

과거 사람들은 종교 활동을 함으로써 정체성을 확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을 통해 지위를 보여주는 여러 수단에 접근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을 보는 전 세계적 관중들이 생겨남에 따라, 특히 젊은이들에게 종교적 형식이 그 매력을 잃고 있는지도 모른다. 1950년대의 조직인은 교회에 감으로써 어느 정도 자신의 지위를 인식했을지 모르지만 21세기의 디지털 원주민은 트위터 팔로워 숫자로 자기 지위를 가늠한다.

이는 미래의 종교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 어떤 사람들은 사회가 개선됐기 때문에 종교인이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 정보혁명을 통해 합리성이 강화된 증거라는 것이다. 솔직하게 말해보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믿음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 대상은 다음의 둘 중 무엇인가? 신? 아니면 구글?

인터넷으로 공과금을 내거나 지구 반대쪽에 메일을 보낼 때마다 짜릿함을 느끼는 것처럼, 우리의 많은 경험들이 디지털화되어 매끄럽게 이루어지는 시대다. 그런 시대에 모든 경험, 특히 신념과 같은 개인적 경험까지 그런 방식으로 변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 우리의 온라인 경험은 편리하고 놀랄 만하지만 그와 동시에 더 획일적이고 성과중심적으로 변해간다. 또 이 경험들이 우리의 영혼 상태가 아닌, 우리 정보의 수익성에 관심이 있는 페이스북, 구글 같은 소수의 기술적 중개자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리는 종교기관이 답해주던 질문들을 인터넷에 물음으로써 데이터가 말해줄 수 없는 답에는 점점 접근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닐까?

로젠은 뉴아메리카재단의 선임연구원이며 ‘뉴아틀란티스: 기술사회저널’ 편집장이다.

기사 번역 관련 문의: jaeyeon.woo@wsj.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