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후 듣는 말 "용종 떼냈어요"…꼭 제거해야할까?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외부 기고자 - 김지원 대림성모병원 소화기내과장
건강검진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면 대장 용종이 발견되어 제거하였으니 조직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으로 내원하라는 안내를 종종 듣게 된다. 결과를 듣기 위해 진료를 볼 때까지 '혹시 조직 검사 결과가 나쁘지 않을까' 많은 걱정을 하기도 한다. 과연 '용종'이란 무엇일까?
용종은 점막의 일부가 주변보다 비정상적으로 돌출해 마치 혹처럼 생긴 병변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점막이 있는 위, 대장, 담낭 등에서 발견되며 특히 대장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대장 용종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종양성 용종'과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뉜다. 종양성 용종에는 선종성 용종, 유암종 등이 있고, 비종양성 용종에는 과형성 용종, 염증성 용종, 지방종 등이 있다.
종양성 용종인 선종성 용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용종이다. 특히 △ 크기가 1㎝ 이상이거나 △용종 세포가 융모 형태이거나 △이형성이 많은 경우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암종은 주로 직장에서 발견되는 악성 종양이다. 크기가 커지면서 다른 장기로 전이 된다는 점이 암과 유사하여 유암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방종과는 달리 조직이 단단한 것이 특징이며, 간혹 표면에 궤양이 발생해 출혈을 유발하기도 한다. 작은 유암종은 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크기가 큰 경우에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비종양성 용종 중 과형성 용종은 일반적으로 암으로 발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맨눈으로 선종성 용종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발견되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드물게 과형성 용종과 선종성 용종이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혼합형 용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커지고 세포 변이가 일어나 톱니 형태의 선종성 용종으로 변화할 수 있으며, 이는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염증성 용종은 점막이 손상된 후 치유 및 재생 과정에서 점막이 돌출되어 형성되는 용종으로, 가성 용종이라고도 불린다. 염증성 장 질환 환자에게서 자주 발견되며, 암으로 발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종은 점막하 종양으로 내시경상 표면이 매끈하고 노란색을 띤다. 내시경으로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 조직 검사를 시행하며, 지방종으로 확진되면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꼭 제거할 필요는 없다.
대장 용종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은 약 20% 정도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직계 가족 중 대장암이나 선종성 용종으로 진단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가 용종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비교적 명확한 유전적 원인이 알려진 경우도 있는데 '유전성 용종 증후군'이 이러한 경우이다. 유전성 용종 증후군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대장에 다발성으로 용종이 생기는 유전적인 질환을 말하며 대표적인 유전성 용종 증후군은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유년기 용종증, 포이츠-예거 증후군, 카우덴 증후군, MUTYH 연관 용종증 등이 있다. 이러한 용종증은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고, 다양한 진료과의 협력 진료가 필수적이므로 전문화된 센터나 종합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한다.
환경적 요인 중 식습관도 대장 용종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동물성 지방, 붉은 육류, 가공육, 당분 등의 과도한 섭취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칼슘, 비타민 D, 식이 섬유를 적게 섭취하는 것 또한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대장 용종을 진단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가장 정확한 검사는 대장내시경 검사다. 더욱이 대장내시경 검사는 용종이 발견되면 검사 중 바로 제거할 수 있어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용종은 크기와 모양에 따라 제거하는 방법이 다르다. 크기가 5㎜ 이하의 작은 용종은 생검 겸자 혹은 저온 올가미법으로 제거하고, 이보다 큰 용종 중 돌출한 형태의 용종은 내시경점막절제술, 평평한 형태의 용종은 내시경점막하절제술로 제거할 수 있다. 제거된 용종은 반드시 조직 검사를 통해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 만약 조직 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되면 추가적인 검사와 함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병원에서는 건강검진 결과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위험 인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대장 용종에 대해 조직 검사 결과, 다음 내시경 검사 시점, 발생 위험 인자 관리 방안 등에 대한 자세한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건강 검진은 단순히 현재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재 건강 상태를 정확히 평가,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대장암의 주요한 원인이 되는 용종을 조기에 발견하고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발생 위험인자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대장암 예방과 치료의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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