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매운 국물, 입속을 망쳐

국물이 끓는 냄비 앞에서 고기와 채소를 건져 먹는 즐거움. 중국 전통 음식 훠궈는 그런 방식으로 식탁을 채운다. 그러나 혀 끝을 자극하는 매운 국물, 강한 향신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 2일 중국신문망은 중국 여성 A씨의 사례를 보도했다. A씨는 일주일에 네 번 이상 훠궈를 먹었다. 강한 자극과 높은 온도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던 중, 혀와 입천장, 볼 점막에 흰 반점이 생겼다.
매운 음식으로 인한 궤양이라 여겼지만 반점은 사라지지 않았고 같은 자리에 반복됐다. 결국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는 구강암이었다.
반복된 자극이 만든 입속의 병변

구강암은 입 안을 구성하는 조직 어디든 발생할 수 있다. 잇몸, 혀, 입술, 턱뼈 모두 해당된다.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암세포가 주변 조직까지 퍼지기 때문에 치료는 더 복잡해진다.
난징시 제2병원 쉬한펑 교수는 “입안에 생긴 백색 병변은 구강암의 전단계일 수 있으며, 특히 혀 뒤쪽, 입천장, 입가 모서리에 생긴 흰 반점의 절반 이상이 구강암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A씨의 경우도 유사한 진행을 거쳤다.
혀는 구강암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부위다. 전체 구강암 중 약 30%가 설암이다. 치아와의 지속적인 마찰, 음식물 자극, 보철물이나 충치 같은 요인이 혀 점막에 반복적으로 상처를 입힌다.
이러한 미세 손상이 계속되면 만성 염증으로 발전하고, 세포 구조가 변형되면서 암세포가 발생할 수 있다.
입속 신호는 작지만 무시할 수 없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운 증상들이 구강암의 시작일 수 있다. 특히 입안의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같은 자리에 반복적으로 생기는 경우 단순한 구내염이 아닐 수 있다. 일반적인 구내염은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구강암은 암세포만 제거하는 수술은 흔치 않다. 구강암 수술은 암이 발생한 조직뿐 아니라 주변 정상 조직까지 함께 도려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강은 말하기, 씹기, 삼키기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이라 조직의 일부만 사라져도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수술 후 기능 회복이 중요하다. 혀, 잇몸, 턱뼈가 제거된 경우에는 몸의 다른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 이식하거나 인공물질을 사용해 복원한다. 외형 복구도 병행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재건 과정이 뒤따른다.
뜨겁고 매운 음식이 부른 입속의 경고

훠궈처럼 맵고 뜨거운 음식은 구강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 한두 번은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습관처럼 반복되면 점막의 회복력이 떨어진다.
민감한 부위가 지속적으로 자극받으면 미세한 상처가 생기고, 이 상태가 계속되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끝은 암이다.
예방은 복잡하지 않다. 칫솔질을 꼼꼼하게 하고, 치아 사이 틈까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스케일링도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저
녁 식사 후에는 반드시 양치를 해야 하며,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입속에 나타나는 작은 변화라도 지나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의심해야 할 구강암 증상 8가지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운 증상들이 구강암의 시작일 수 있다. 의심해야 할 신호는 모두 8가지다.
1. 3주 이상 지속되는 입안 궤양
2. 입안 전체 또는 특정 부위의 부기
3. 음식 삼킬 때 불편함
4. 목 안쪽에서 만져지는 혹
5. 6주 이상 지속되는 목소리 변화
6. 입안 점막에 생긴 적색 또는 백색 반점
7. 잇몸 상태와 무관하게 흔들리는 치아
8. 한쪽 콧구멍이 계속 막혀 있는 상태
이 가운데 단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치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이상 변화가 나타났다면 빠른 검사로 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