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정구지(精久持)/파옥초(破屋草) 옛날 어느 두메 산골에서 한 노승이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노승 앞에서 죽음의 기운이 하늘을 향해 솟구치고 있어 따라 가보니 허름한 초가집 앞에 이르렀다. 노승이 목탁을 두드리며 탁발을 위한 염불송경을 하자 안주인이 나와 시주를 하는데 얼굴을 보아하니 수심이 가득했다. 스님이 부인에게 무슨 근심이 있느냐고 묻자 남편의 오랜 병환이 걱정이라고 했다. 스님이 안주인의 신색을 자세히 살피니 안주인의 강한 음기가 문제였다. 즉 부인의 강한 음기에 남편의 양기가 고갈되어 생긴 병이었다. 스님은 담벼락 밑에서 흔이 무성하게 잘 자라는 풀잎 하나를 뜯어 보이며, 이 풀을 잘 가꾸어 베어다가 반찬을 만들어 매일같이 먹이면 남편의 병이 감쪽같이 나을 것이라고 일러주고 사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