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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스마트 폰 생활/스마트폰

휴대폰 요금 월 7만원 넘는다면…당신은 ‘호갱님’

지송나무 2015. 7. 26. 09:14

휴대폰 요금 월 7만원 넘는다면…당신은 ‘호갱님’

 


★... 6만원대면 통화·문자·데이터 무제한 이통3사, 새 요금제 앞다퉈 내놔

초기가입자들 대부분 무신경 방치

정기적으로 요금 갈아타는 게 정석 알뜰폰으로 바꾸면 요금이 절반

유심요금제는 3분의1로 줄어들어

언론사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이아무개씨는 이동통신 요금 청구서를 받을 때마다 “요금이 너무 비싸다”고 투덜댄다. 실제로 이씨 요금청구서를 보면 10만원을 넘는 달도 많다. 이씨는 단말기 값이라도 아끼겠다며 스마트폰은 3년 전 것을 그냥 쓰고 있다. ‘호갱님’(호구 노릇하는 어리석은 고객)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영업정지 명령을 받아 번갈아가며 영업 중단 및 재개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월 6만여원에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통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요금제를 앞다퉈 내놨다. 이른바 ‘무한 요금제’라는 것이다. 무한 요금제는 월 7만5000원~8만원짜리다. 하지만 약정 할인을 받으면, 에스케이텔레콤(SKT) 가입자는 월 6만7375원(이하 부가세 포함), 케이티(KT)는 6만7100원, 엘지유플러스(LGU+)는 6만7200원 이상을 낼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통사 고객센터로 문의할 때는 “실제 내는 요금이 월 6만7천원 안팎인 무한 요금제”라고 말해야 알아듣는다.  하지만 아직도 그 이상의 이동통신 요금을 내며, 요금이 너무 비싸다고 투덜대는 이들이 많다.

 이통사들은 “대외비”라며 고객들의 월 요금 분포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을 근거로 아직도 수백만명이 월 7만원 이상 내고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대부분 한 업체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는 사람들이란다.

 이통사들의 분석을 보면, 이동전화 초기 가입자 중에는 요금에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요금제를 비교해보는 것 자체를 매우 귀찮게 여긴다. 에스케이텔레콤의 한 임원은 “싼 요금제로 바꿔주겠다고 하면 그냥 놔두라고 한다. 신세기통신 시절의 커플요금제를 쓰는 가입자도 아직 3000여명이나 된다. 우리 쪽에서야 고마운 일이지만,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호갱은 회사 이름으로 가입해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기업 고객 중에도 많다. 총무팀 담당자가 정기적으로 싼 요금제로 바꿔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도 회사에서 요금이 지급되니 요금에 신경쓰지 않는다.

 “누군가가 월 이동통신 요금이 7만원 이상 나온다며 요금 부담이 크다고 한다면, 그는 게으름뱅이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동통신 요금 청구서를 살펴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통신 요금을 합친 금액이 월 평균 6만8000원을 넘거나, 약정할인·가족할인 등을 받은 뒤 실제로 내는 월 정액요금이 이보다 많을 때는 요금이 비싸다고 투덜대지 말고 고객센터를 방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통신요금 정책 담당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통 3사 서비스 이용을 고집하면서 가계통신비 부담이 크다고 투덜대면 그 사람 역시 게으름뱅이거나 엄살을 피우는 것이다. 이통 3사의 통신망을 도매값으로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으로 옮겨타는 것만으로도 요금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알뜰폰은 우체국과 편의점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쓰던 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통신품질도 이통사 것과 똑같다.

 특히 알뜰폰 사업자들이 앞다퉈 내놓는 ‘유심 요금제’를 활용하면, 가계통신비 부담을 더 크게 줄일 수 있다. 케이티 이동통신망을 빌려 ‘헬로모바일’이란 브랜드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씨제이(CJ)헬로비전(www.cjhello.com)은 번호이동 고객이 케이티 가입 시절 쓰던 단말기를 가져와 사용하면 요금을 기존 요금제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주는 ‘조건 없는 유심 엘티이(LTE) 요금제’를 내놨다. 9900원짜리 유심을 사서 단말기에 꽂기만 하면 된다. 약정도 없다. 케이티 가입자가 보조금을 받아 스마트폰을 최신 모델로 바꾼 뒤 헬로모바일로 옮기며 무조건 유심 요금제를 선택하면, ‘꿩 먹고 알 먹고’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김경만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알뜰폰 사업자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유심 요금제는 이통 업체들의 보조금 경쟁으로 엄청나게 쏟아지는 중고 스마트폰을 재활용하고, 가계 통신비 부담도 덜어준다. 덩달아 보조금을 받아 단말기를 최신 모델로 바꾼 뒤 알뜰폰으로 도망가는 이용자들이 늘면, 이통사 쪽에서는 ‘죽 쒀서 남 주는 꼴’이라 보조금을 많이 쓸 필요가 없어지는 효과도 낸다. 유심 요금제가 활성화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