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日 아줌마의 한국 일주 "전주만 83번 찾은 이유는.."
입력 2018.08.02. 16:52 수정 2018.08.02. 18:58
2016년 7월.
'운항 시간 3시간 반'이라고 적힌 티켓을 손에 쥔 50대 일본인 여성은 울릉도로 향했다.
하지만 고생 끝에 도착한 울릉도는 이미 한국을 수십 차례 여행해 본 그에게도 감동이었다.
대구 광주 강원 등 지방 도시의 매력에 빠져 있던 그가 '한국 완주'의 목표를 세운 건 2년 전 울릉도 방문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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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 사는 평범한 주부 고구레 마코토(小暮眞琴·57) 씨가 한국 전역(162개 지방자치단체) 여행을 앞두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006년 서울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161개 지역을 여행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은 강원 횡성군이 유일하다. 횡성은 10월쯤 갈 예정이다. 고구레 씨가 12년간 한국을 찾은 횟수만 174차례다. 그는 지난달 25일 도쿄 신주쿠(新宿)구 한인타운에서 만났을 때도 대구에서 열린 ‘치맥 페스티벌’에 참가한 뒤 막 귀국한 참이었다.
대구 광주 강원 등 지방 도시의 매력에 빠져 있던 그가 ‘한국 완주’의 목표를 세운 건 2년 전 울릉도 방문 이후였다. 고구레 씨는 “울릉도 여행 때 고생을 하다 보니 어떤 곳이라도 여행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외국인이 잘 가지 않는 곳까지 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에게 한국의 구석구석을 돌기란 쉽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충북 옥천군에서 옥천성당 등을 둘러볼 때는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1시간이나 걷기도 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는 전북 군산시를 꼽았다. “일제강점기 호남평야 쌀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확장된 항구도시라는 사실에 일본인으로서 가슴이 아팠다”는 그는 일제강점기 한국의 아픈 역사를 일본인들도 알아야 한다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과거 역사를 알리고 있다.
‘한국의 전국을 일주하는 일본 아줌마’라는 소문이 나면서 그는 전북 국제교류자문관, 대구 관광 명예홍보위원으로도 위촉됐다. 최근엔 대구와 경북 영주시 등 일본인 대상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한국여행 플래너’로 활동을 시작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한국의 수많은 외딴섬을 여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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