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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세계로 미래로/오늘의 인물

독도의 삽살개

지송나무 2018. 8. 31. 14:38


                  독도의 삽살개/경북대 유전공학과 하지홍 교수 

    지금 독도에는 삽살개 두 마리가 살고 있다고 한다. 경북대 유전공학과 하지홍(51) 교수가 1998년에 기증했던 삽살개의 새끼들이다. 하 교수는 ‘조만간 독도에 삽살개 10여 마리를 데리고 가 지신밟기를 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거의 멸종되어 가던 한국의 토종개인 삽살개가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헌신적인 노력 덕택이다.

    하 교수가 펴낸 ‘우리 삽살개’(2001)에는 삽살개의 멸종 위기에서부터 보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히 밝혀져 있다. 이 책에 보면 ‘삽살개’는 원래 ‘액운을 쫓는 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삽은 ‘퍼낸다’ ‘없앤다’라는 의미이고, 살(煞)은 ‘삿된 기운’을 뜻한다. 따라서 ‘삽살’이란 삿된 기운, 즉 액운을 물리치는 개라는 뜻이 된다. 거슬러 올라가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귀신을 쫓기 위한 용도의 개로 선호되었던 개가 바로 삽살개였던 것이다.

    삽살개의 특징은 털이 길다는 점이다. 그 모습이 사자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해서 일명 ‘사자개’라고도 불린다. 중국 구화산(九華山)에 지장보살로 모셔져 있는 신라 출신 김교각 스님이 신라를 떠날 때부터 항상 데리고 다녔던 개가 삽살개였다. 이 개는 죽어서도 구화산의 지장보살도에 같이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에는 액운을 쫓는 그림인 문배도(門排圖)에 삽살개 그림이 자주 등장하였다.

    그만큼 삽살개는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던 개였다. 일본의 신사나 사찰 입구에도 목조 또는 석조의 동물상이 벽사(?邪)의 용도로 설치되어 있다. 이 동물을 ‘고마이누(?犬)’라고 하는데, ‘고려개’라는 의미라고 한다. 한반도에서 고려족이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삽살개의 일종이다.

    삽살개가 멸종 위기에 몰렸던 시기는 일제 때였다. 1938년 이후로 개의 가죽이 군수품과 생활용품에 필요하다고 해서 진돗개를 제외한 나머지 토종개들을 1년에 수십만 마리씩 도살하였던 것이다. 이때 체격이 좋은 대부분의 삽살개가 도살되어, 해방 후에는 산간오지가 아니면 삽살개를 발견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하 교수가 귀신 쫓는 삽살개들을 데리고 독도에 들어가 지신밟기를 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일이다.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