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뚜껑 닫아도 소용 없다… 화장실서 '바이러스' 확산 막는 유일한 방법은?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는 것이 세균 확산 예방에는 효과적이지만, 바이러스 확산은 막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5일 미국 애리조나대 환경과학과 연구팀은 물을 내릴 때 변기 뚜껑을 올리든 내리든 똑같은 양의 미세한 바이러스 입자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한 여러 바이러스 입자를 변기에 뿌리고 물을 내린 후 1분 후에 변기와 화장실 근처 표면의 오염도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뚜껑을 열고 물을 내렸을 때와 뚜껑을 닫고 물을 내렸을 때의 바이러스 오염도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를 주도한 애리조나대 환경과학과 찰스 거바 교수는 "변기 뚜껑을 닫는 것이 바이러스 입자 확산 방지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물을 내릴 때 나오는 모든 공기는 어딘가로 이동하며 변기에 있는 바이러스를 밖으로 운반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는 것이 세균 확산을 줄이는 데는 여전히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세균의 크기는 1~5㎛(마이크로미터)인 데 반해 바이러스는 30~700㎚(나노미터, 10억 분의 1m)로 세균보다 훨씬 작다.
또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변기 솔과 염산 소독제로 청소한 변기는 변기 솔만으로 청소한 변기보다 오염도가 낮았다. 변기 솔과 소독제를 함께 사용할 때는 변기의 바이러스 오염이 100% 가까이 감소했으며, 변기 솔의 바이러스 오염은 약 98%까지 감소했다. 또 소독제로 청소하면 변기뿐만 아니라 화장실 바닥, 변기 솔 상자 등 주변의 오염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바 교수는 "우리 연구는 오염을 줄이고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변기를 정기적으로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특히 가족 구성원이 설사하는 경우 변기 시트, 변기 및 기타 접촉이 잦은 욕실 표면을 하루에 두 번 소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노로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성 병원체의 확산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변기와 주변 바닥을 소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감염관리학회지(American Journal of Infection Control)'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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