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오승환은 아버지, 우규민은 어머니..삼성 불펜 분위기 살리는 베테랑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입력 2020.06.16. 14:17 수정 2020.06.16. 16:21
[스포츠경향]
삼성 오승환. 연합뉴스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은 15일 현재 4.37이다. LG(3.76)에 이어 리그에서 두번째로 좋다.
강한 불펜을 앞세운 삼성은 7회까지 앞선 16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역전패도 6패로 NC(2패), LG(4패)에 이어 가장 적다.
왼손 정통파 노성호, 왼손 사이드암 임현준, 우완 정통파 최지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형성됐다. 지난 겨울 2차 드래프트로 팀의 새로운 전력이 된 노성호가 14경기 평균자책 1.50을 기록했고 프로 데뷔 4년차를 맞이하는 최지광도 16경기 평균자책 1.17로 활약하는 등 젊은 투수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여기에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삼성 불펜이 올 시즌 굳건해지고 있다. 이제는 고참격이 된 우규민이 마무리 투수로 12경기에서 1승 7세이브 평균자책 2.92로 뒷문을 지키고 있다. 여기에 해외 원정 도박에 따른 KBO 상벌위원회의 징계로 지난해와 올해 7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마친 오승환이 합세했다. 팀내 최고참으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권오준도 있다.
우규민은 더그아웃에서 스스로 ‘어머니’를 자청했다. 그는 “나는 후배들에게 말로 잔소리 하는 편이고 ‘엄마’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는 “나는 어린 친구들이 잘 하면 좋더라. 나도 같이 잘하면 좋다. 최지광 등 어린 후배들에게 ‘불펜 평균자책 1등 못 하면 이야기 안 할 것이다’라며 장난을 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들도 고참으로서 좀 더 좋은 성적을 내고 하면 후배들이 따라오려고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오승환, 권오준 등은 말 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아버지’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우규민은 “어린 친구들은 눈으로만 봐도 실력이 향상이 된다. (오)승환이 형을 몰래라도 쳐다보고 지켜보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린 선수들이 구속도 많이 늘어서 우리 투수진들이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오승환은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스프링캠프부터 후배들과 친해지려고 했고 거리낌없이 장난도 치고 있다”면서 “그런데 너무 착한 것 같아서 오히려 그게 좀 걱정이 될 정도다. 마운드 위에서는 그런 착한 모습 필요 없다. 불펜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권오준은 추격조로서 마운드의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권오준은 지난 5월12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8경기 등판해 9이닝 6실점을 기록 중이다. 과거 ‘왕조’ 시절 필승조를 지켰던 권오준은 현재 위상이 많이 달라졌어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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