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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행복생활/질병 · 병원

"독감으로 입원하는 환자 봤나"..걸려도 절반 이상 몰랐던 코로나

지송나무 2022. 8. 22. 18:32

"독감으로 입원하는 환자 봤나"..걸려도 절반 이상 몰랐던 코로나

안정준 기자 입력 2022. 08. 22. 17:56 
 
 
사진=뉴스1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의 절반 이상이 본인의 감염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감염된 이른바 '숨은 감염'이 그만큼 많고, 이에 따라 '자연면역'을 갖춘 사람 또한 많으며 코로나19의 독성이 이제 독감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의료계 해석이다. 국내 의료계에서도 고위험층인 고령층 확진자들의 증상도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는 말이 나온다. 코로나의 위험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정기석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자문위원회 설명회에서 "의사 입장에서 코로나19는 제2의 독감"이라며 "앞으로도 코로나19로 입원하는 사람이 지금 같이 많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독감으로 입원하는 환자를 별로 못 봤을 것이다. 치료제가 있어 굳이 입원해도 무엇을 할 게 없다"며 앞으로 코로나19 환자 치료·관리를 제2의 독감 수준으로 맞추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에서 11월에 독감 경보를 발령하면 어린이와 고위험군은 예방 주사를 맞고, 열이 나면 병원에서 검사받는다"며 "타미플루 같은 대표적인 독감 약도 있다. 약을 먹어도 상태가 나빠지면 입원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로나19 역시 독감처럼 치료제와 백신 모두 있는 상태라는 뜻이다.

 

자문위의 이 같은 언급은 오미크론 감염자의 절반 이상이 본인의 감염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미국 연구 결과 공개 시점과 맞물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영리 메디컬센터 시더스-시나이 연구진은 오미크론 감염 급증 이후 센터 내 직원과 환자로부터 2479개의 혈액 샘플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이들 중 210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지만, 이중 56%가 본인이 감염됐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자신의 오미크론 감염 사실을 몰랐던 사람들 중 10%는 감기나 다른 감염으로 증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은 발현 증상이 없어 자신도 모르게 오미크론에 걸렸다 회복됐다.

 

이와 관련, 의료계에서는 공식 통계상 잡히는 확진자 수 보다 감염자 수가 이미 훨씬 많아 자연면역 또한 광범위하게 형성됐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또 본인이 증상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독성이 떨어진 증거라는 해석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숨은 감염까지 합하면 현재 누적 확진자 수는 공식 통계인 약 2230만명의 두배인 4000만명 이상일 가능성이 높아 이미 상당수가 면역을 형성한 상태일 것"이라며 "실제로 내원하는 고령층 환자들 중에서도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분들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숨은 감염을 통한 면역 확보에 더해 이미 치료제도 확보하고 있어서 코로나19는 사실상 독감 수준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독감보다 오히려 증상이 떨어진다는 말씀을 하시는 현장 의료진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여름 유행을 지나 올 겨울 또다시 한번의 유행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 위원장은 "한 번의 큰 파도가 남아있으며 10~11월이 되면 모든 사람의 면역이 일시에 떨어지는 시점이 온다"며 "나도 4차 접종을 8월에 맞았지만 효과가 12월까지밖에 안 간다. 그전에 맞은 사람은 더 짧게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