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먹어요, 이 약은 빼주세요"…의사 어이 상실시킨 환자
실내·외에서 마스크 없이 오랜만에 맞는 가정의 달입니다. 황금 연휴 기간 놓치고 있던 나와 가족의 건강 상태를 챙겨봅시다. 중앙일보가 서울대병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연령대별로 ‘슬기로운 건강 체크리스트’ 4가지를 마련했습니다. 두번째로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와 알아본 20~40대의 ‘슬기로운 직장 생활’입니다.
상황에 따라 개인 차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인생에서 20대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인생을 설계하는 시기, 30대는 직장 내 방황을 겪으면서 어느 정도 가닥을 잡는 시기, 40대는 설정된 방향에 맞추어 개인의 능력을 폭발하는 시기이다. 각각의 나잇대에서 우리 몸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 기간에 지키는 건강이 결국 노년의 질병을 결정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각 시기의 직장인들은 어떻게 건강을 챙기는 것이 좋을까.
건강한 20대라도 피할 것
20대 청년은 대개 건강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이때는 우리 몸의 최고 전성기다. 뇌를 포함한 몸의 구조는 청소년기에 거의 완성되지만, 신체적 기능은 약 20~24세에 최고의 기능을 발휘한다.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 질병을 걱정할 필요는 거의 없다. 물론 아무리 건강한 몸이라고 해도 흡연은 백해무익이고, 지나친 과로와 음주, 비만에 대한 경각심은 필요하다.
40세부터 당뇨 측정…암 검진은 필요한 것만
40세가 넘었다면 1년에 한 번 당화혈색소(HbA1c)와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cholesterol)을 측정해라. 당뇨 진단에는 당화혈색소가 혈당 측정보다 훨씬 편리하다. 이 검사는 금식도 필요 없다. 당화혈색소가 6.0%를 넘는다면 당뇨 위험군이고, 6.5%를 넘는다면 당뇨로 진단된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일반인 기준으로 160㎎/dL을 넘는다면 고지혈증으로 진단된다.
40세부터는 우리나라에서 호발하는 암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5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을 추천한다. 흡연자라면 1년에 한 번 저선량 폐 컴퓨터단층촬영(CT)를 시행해야 한다. 간암, 자궁암, 난소암 등의 확인을 위한 초음파 검사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편이어서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간단한 X선 외에 불필요한 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과잉검사는 방사선이나 조영제 등으로 득보다 해가 많다는 보고가 많다. 보험 저수가 정책의 풍선 효과로 우리나라 건강검진 의료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상업화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환자가 원하면 어떤 검사든 할 수 있는 이런 환경에서 너무 이른 나이에 많은 검진을 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건강검진보다 훨씬 중요한 건, 건강생활을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과 실천적 행동이다. 상투적이지만, 딱 다섯 가지만 언급하겠다. ▶적당한 운동 ▶적절한 체중관리 ▶금연 ▶절주(필요하면 금주) ▶꼭 필요한 약 먹기, 영양제는 대개 불필요. 이것만 잘 지켜도 우리 장기와 면역시스템이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지나친 운동이 뇌졸중 부를 수도
적당한 운동과 적절한 체중관리라는 애매한 표현을 쓴 이유는 당사자의 나이·직업·신체능력·가정환경 등등에 따라 너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을 스스로 잘 판단하라는 의미다. 요가, 피트니스 등 운동도 많이 유행하고 있는데, 모든 개인이 받아들이기에는 지나치거나 과격한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혈관 박리 등이 발생해서 엉뚱하게 젊은 나이에 뇌졸중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나친 운동으로 뇌졸중이 생기는 상황을 상상이나 했을까. 뭐든 과유불급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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