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이만 봐도 '인지 기능'이 보인다
보행 자세는 나이이자 세월… 활기차게 걸으면 노화 예방

보행 분석 전문가들은 걸음걸이만 봐도 그 사람 나이를 맞힐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이 들면서 근력 약화와 골격 변화로 걸음 자세가 서서히 바뀌기 때문이다. 인지 기능이 떨어지면, 걷는 방식도 바뀌기 때문에 걸음걸이 관찰만으로 인지 기능 상태도 파악할 수 있다. 걸음이 나이이자 세월인 셈이다.

◇나이 들면서 바뀌는 걸음
고령기로 갈수록 걸을 때 위아래 높낮이 움직임이 줄어든다. 허벅지를 앞으로 높게 올려서 척추가 위로 뜨는 자세가 안 나오기 때문이다. 노인이 걷는 모습을 멀리서 보면, 위아래 움직임 없이 일정 높이로 낮게 걸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걸을 때 좌우 흔들림은 커진다. 엉덩이 근육과 허벅지 내전근이 약해져 양 발이 교대로 지면에 닿는 위치가 진행 방향 중심선에서 바깥으로 멀어진 탓이다. 이를 보격이 넓어졌다고 한다. 양발 앞쪽이 바깥으로 벌어지는 보행 각도도 넓어져, 점점 팔자(八字)걸음이 된다.

무릎을 위로 들어 올리는 고관절 각도도 작아진다. 다리를 낮게 뻗기에 보폭은 짧아진다. 발 뒤쪽이 지면에 닿을 때나 발 앞쪽을 지면에서 뗄 때, 발바닥과 지면 각도가 작아진다. 이 때문에 걸을 때 돌부리나 실내 바닥에 깔린 전선, 잡동사니에 발이 걸려 넘어질 우려가 커진다.
◇인지 기능 저하 시 보행 속도 불규칙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면,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보행 변화가 더 두드러진다. 경도 인지 장애나 치매가 있으면 보폭이 크게 줄어드는데, 이는 보행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발을 더 자주 내딛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일정한 보폭과 리듬을 유지하지만, 인지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보행 패턴이 불규칙해진다. 발을 내딛는 타이밍과 속도가 일정하지 않으며 보행이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이 변동성이 증가하면 넘어질 우려가 커진다. 치매 환자에게 낙상이 많은 이유다. 양발 간 내측 거리, 즉 보행 중 양 다리 사이가 벌어지는 현상을 보인다. 이는 균형을 유지하려는 보상 작용 탓이다.
김헌경(전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부장) 한국헬시에이징학회 아카데미 소장은 “걸음도 과제 수행의 하나이기에 인지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걷는 동안 걸음에 집중하기도 벅차서, 걸으면서 대화나 계산 등 다른 일 하기를 어려워한다”며 “일본에서는 보행 속도와 보행 패턴을 분석하여 치매 발병 위험을 예측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활기찬 걸음이 노화 예방
나이 들수록 약해지는 걸음을 줄이고, 활기차고 젊게 살려면 올바른 자세로 걸어야 한다. 걸을 때 허리와 가슴을 펴고, 배에 힘주고, 시선은 전방을 향한다. 팔꿈치는 자연스럽게 굽히고, 팔은 앞뒤로 힘차게 흔든다. 가능한 한 보폭을 넓게 하고, 발끝을 올린다. 발 뒤꿈치부터 착지하고, 나갈 때 엄지발가락으로 지면을 밀어내며 걸어야 한다.
운동으로 걷기 기능을 강화하려면 근력 운동과 걷기를 병행하는 게 좋다, 김헌경 소장은 “일주일에 3회 이상, 1회 20분 이상, 근력과 걷기 운동을 1대1로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걷기를 할 때 절반은 빠른 걸음으로, 절반은 보통으로 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빠른 걸음일 때는 보폭을 10㎝ 이상 넓혀서 걷는다. 집에서 10분간 근력 강화 운동을 한 후 바로 밖으로 나가 10분 정도 걷는다. 체력이 되면 집에서 20분간 근력 강화 운동을 한 다음 밖에 나가 20분간 걷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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