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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행복생활/건강

"폐병 환자도 증상 호전" 미세먼지 많은 날 폐 지키는 방법 5가지는

지송나무 2023. 12. 14. 19:04

"폐병 환자도 증상 호전" 미세먼지 많은 날 폐 지키는 방법 5가지는

정심교 기자입력 2023. 12. 11. 12:35
 

 

[정심교의 내몸읽기]

 

전 세계 사망원인 3위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유해한 입자나 가스 노출 등으로 기도·폐포에 이상이 생겨 호흡기계 증상이 발생한 질병이다. COPD 환자에겐 호흡 곤란, 기침, 가래, 천명음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환자가 미세먼지를 흡입할수록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COPD 환자들이 미세먼지로부터 노출을 줄이는 5가지 행동 수칙만 지켜도 COPD 증상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에서 과학적으로 처음 입증됐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팀은 COPD 환자 102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는 병원 치료와 더불어 집 안 공기청정기 가동, 규칙적인 대기오염정보 확인과 실내 환기, 대기오염지수 높을 때 외출 자제, 꾸준한 흡입기 치료 등 5가지 행동수칙을 9개월간 지키게 했다. 그 결과, 통상적인 치료만 받은 나머지 집단과는 다르게 COPD 증상과 환자들의 삶의 질 등의 지표가 호전됐다.

 

미세먼지는 굵기가 머리카락 굵기 7분의 1 정도인 입경 10μm 이하이며, 초미세먼지의 굵기는 그의 4분의 1 정도인 입경 2.5μm 이하다. 매연, 건설 현장의 날림 먼지 등이 미세먼지에 속하며 음식을 조리할 때도 발생할 수 있다. 봄철에는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황사로 인해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높아진다.

미세먼지는 천식·기관지염·비염·결막염 등 염증 반응으로 인해 나타나는 각종 질환을 발생·악화한다. 고혈압·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담배 연기나 가스에 장기간 노출돼도 폐포가 손상돼 결국 숨쉬기 힘들어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도 미세먼지와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환자들이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려고 노력했을 때 COPD 증상이 얼마나 나빠지지 않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팀은 40~79세의 COPD 환자 102명을 절반으로 나눠, 한 집단에게만 '미세먼지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5가지 행동 수칙'을 9개월 동안 지키도록 했다. 그 수칙으로는 △집 안에 공기청정기를 24시간 가동하고 필터를 정기적으로 교체하기 △규칙적으로 대기오염 정보를 확인하기 △창문을 열어 집안을 규칙적으로 환기하기 △대기오염지수가 높을 때 외출을 자제하기 △흡입기 치료를 빠지지 않고 하기 등이다. 이 수칙은 환자들이 COPD 노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연구팀의 선행 연구를 통해 선정됐다.

연구팀은 다른 집단에는 3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외래 진료를 통한 치료만 실시하고, 5가지 행동 수칙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3개월마다 두 집단 환자들에게 환자 스스로 COPD 상태를 체크하는 '세인트조지호흡기설문'과 'COPD 평가 테스트'를 실시했다. 세인트조지호흡기설문 점수가 낮아지면 질환이 호전된 것을 뜻한다. 9개월 후 행동 수칙을 지킨 환자 집단의 세인트조지호흡기설문 점수는 평균 35.26점에서 31.82점으로 약 3.4점 낮아졌다. 반면 일상적인 치료만 시행한 집단은 평균 34.76점에서 37.27점으로 약 2.5점 높아졌다.

COPD 환자의 삶의 질 평가 지표인 COPD 평가 테스트 점수에서도 행동 수칙을 지킨 환자 집단의 점수가 9개월 후 평균 1.2점 감소했지만 일상적인 치료만 시행한 집단은 2.7점 높아졌다. COPD 평가 테스트 역시 점수가 낮아지면 환자들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행동 수칙을 지키도록 한 환자 집단을 수칙 준수 정도에 따라 둘로 나눠 COPD 평가 테스트 점수를 비교했는데, 행동 수칙을 잘 지킨 환자들의 9개월 후 COPD 평가 테스트 점수가 평균 17.9점에서 15점으로 떨어졌지만, 비교적 덜 지킨 환자들은 평균 13.8점에서 14.1점으로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책임연구자인 이세원 교수는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근본적으로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COPD 환자들이 평소 일상생활에서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생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COPD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IF=11.8)'에 최근 실렸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