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서울에 봄이 드니 대궐에 꽃 피고 한차례 보슬비 이제 막 개었구나. 아스라한 붉은 누각에 날아든 버들개지 주렴 깃발 부딪는다. 누각 위의 미인이 잠에서 깨어 지는 햇빛 속에 다소곳이 은쟁 뜯는구나. 푸른 얼룩말은 뉘 집 호탕한 사내 것인가 문 밖에 붉은 고삐 매었으니 처량하구나, 그처럼 즐기던 곳이 파수 땅 언덕에 티끌 자욱하니 곤명지로 변한 듯하여라. 슬프다 마을이며 들판에 사람 없고 초목만 무성하여라. 에약수며 봉래산 방호산에 길 끊어졌구나. 골똘히 생각하며 황혼에 서니 좋은 달은 여전히 봉황성을 비추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