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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마음의 양식/漢詩

사미인곡 봄/ 송강 정철

지송나무 2019. 6. 8. 13:20

사미인곡 봄/ 송강 정철

 

 

 

전남 담양에 송강정 송강 정철은 이곳에서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지었다
 
 
사미인곡의 일부
 

 
 
송강정 편액


전남 담양 송강정 천장에 있는 편액에 쓰인 송강의 글




 
 
이 몸이 태어날 때에 임을 따라서 태어나니
한평생을 살아갈 인연이며, 이것을 하늘이 모르겠는가.
나 오직 젊었고 임은 오직 나를 사랑하시니
이 마음과 이 사랑을 비교할 곳이 다시 없구나.
 
평생에 원하되 임과 함께 살아가려고 하였더니
늙어서야 무슨 일로 외따로 두고 그리워하는가
엊그제는 임을 모시고 궁전에 올라 있었는데
그동안 어찌하여 속세에 내려와 있는가.
 
내려올 때 빗은 머리가 헝클어진 지 삼년이라.
연지와 분이 있지만 누굴 위해 곱게 단장하겠는가.
마음에 맺힌 근심이 겹겹으로 쌓여 있어서
짓는 것이 한숨이요, 흐르는 것이 눈물이구나.
인생은 유한한데 근심은 끝이 없다.
무심한 세월의 순환이 물 흐르듯 빨리 지나가는구나.
 
더웠다 서늘해졌다 하는 계절의 바뀜이
때를 알아 갔다가는 다시 오니
듣거니 보거니 하는 가운데 느낄 일이 많기도 하구나.
 





소쇄원 광풍각
 


 

 
 



 
 
 
봄바람이 문득 불어 쌓인 눈을 녹여 헤쳐내니
창 밖에 심은 매화가 두세 송이 피었구나.
가뜩이나 차갑고 변화없이 담담한데
매화는 그윽한 향기까지 무슨 일로 풍기고 있는가.
 
황혼의 달이 쫓아와 베갯 머리에 비치니
흐느껴 우는 듯, 반가워하는 듯하니
이 달이 임인가 아닌가.
 
저 매화를 꺾어 내어 임 계신 곳에 보내고 싶구나.
임이 너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