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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마음의 양식/소설 이야기

태백산맥(太白山脈)·조정래

지송나무 2015. 6. 26. 16:11

태백산맥(太白山脈)·조정래


 

줄거리


제1부 : 한의 모닥불(1권∼3권)

여순반란사건이 종결된 직후부터 1948년 12월 빨치산 부대가 율어지역을 해방구로 장악하는 데에까지의 과정이 그려져 있다. 첫 장면은

 


1948년 10월 24일 밤이다. 여순사건과 함께 좌익에 의해 장악되었던 벌교가 다시 진압 세력인 군경의 수중에 들어가자, 좌익 반란군들은 산 속으로 퇴각한다. 이때 정하섭이 상부의 밀명을 받고 벌교로 잠입한다. 그는 마을에서 외따로 떨어진 현씨네 제각에서 살고 있는 무당딸 소화를 접근한다. 소화는 정하섭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며 감시를 피해 정하섭의 심부름꾼 노릇을 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둘 사이에 사랑이 싹튼다.

 


불과 나흘 전만 해도 벌교는 좌익의 수중에 들어 있었지만 여수에서 국군 14연대가 반란을 일으키자, 이를 거점으로 하여 좌익 반군들이 순천까지 그 세력이 확대하게 된다. 남로당 조직에 연결되어 있던 벌교 지역 좌익 세력들이 반군에 합세하여 벌교를 장악한 것은 1948년 10월 20일이다. 그러나 이들은 사흘을 견디지 못하고 군경 진압군에 의해 밀려서 벌교를 포기하고 산 속으로 퇴각하게 된 것이다. 벌교를 장악했던 군당위원장 염상진은 하대치, 안창민 등과 함께 조계산으로 쫓겨가게 되었지만 진압군의 세력이 미치지 못하는 궁벽한 율어면을 점거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 지역에서 토지개혁을 실시한 후 그곳을 해방구로 선포하고 조직과 세력을 정비하게 된다.

 


군경 진압군은 벌교를 장악했던 좌익 반국가 세력을 몰아낸 후, 청년단의 도움으로 마을에 남아 있는 좌익 세력과 부역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힘쓴다. 그 바람에 마을에 남아 있던 사람들마저도 좌익과 우익으로 서로 갈라지고 원한이 겹쳐서, 반란군과 함께 산속으로 가버린 입산자 가족들은 온갖 곤욕을 치르게 된다.

 


벌교의 유지로서 주민들의 신망이 두터운 김범우는 무고한 사람들까지 처단되고 고문을 당하는 등 고통을 받게 되자 희생을 줄여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김범우의 개인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총살을 당한다. 벌교 지역에서는 흉흉해진 민심을 돌리고 혼란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수습위원회를 구성한다. 그리고 일제 시대에 친일파였고 해방 직후 제헌국회의원이 된 최익승을 수습위원회 대표로 선임하게 된다. 김범우는 최익승을 찾아가 읍민들의 희생을 줄이도록 호소하였으나, 오히려 좌익을 두둔하는 빨갱이로 몰려 경찰서에 구속되었다가 순천으로 송치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야기의 줄거리를 이루는 여러 가지 삽화 가운데 청년단 감찰부장이라는 감투를 쓰고, 양효석, 송성일 등 우익 희생자 아들들을 모아 이른바 멸공단을 조직, 밤이면 입산자 가족들을 찾아다니며, 부녀자, 노인을 가리지 아니하고 잔인한 보복을 한다. 이 과정에서 하대치의 아버지 판석 염감은 목숨을 잃는다. 정하섭이 좌익에 가담했기 때문에 좌익 세력이 벌교를 장악했을 때, 악덕 지주로 처단되지 않고 살아남았던 양조장 주인 정현동은 다시 군경찰이 들어오자 빨갱이로 몰려 경찰서에 갇힌다. 최익승은 정현동을 빼내주는 조건으로 양조장 지분 절반을 차지하고, 정현동은 벌교에 진주한 토벌대의 후원회 회장을 맡는다.

 


아들 김범우가 순천 경찰서로 송치되자 그의 부친 김사용은 김씨 문중의 힘을 빌려 아들을 석방시키고 경찰서장 남인태를 다른 지역으로 전출시킨다. 벌교가 수복되자 좌익 잔당이 처단되는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는 것은 벌교를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진 좌우익의 대립과 갈등이다. 일본인들에 의해 주도된 간척 사업으로 일찍부터 일제 자본이 침식한 이 지역은 토지를 둘러싸고 지주와 소작농 사이에 엄청난 갈등이 쌓였던 곳이다.

 


이러한 사회적 모순이 해방 직후 좌우익의 이념적 대립으로 치닫고 결국은 계급의 대립과 투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한국사회의 한 단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벌교를 장악했던 염상진을 중심으로 한 좌익 세력의 존재와 그 사회적인 실체가 드러나며, 이에 대응하는 토착지주와 자본가를 중심으로 하는 우익 세력이 군경의 힘을 업고 벌이는 여러 형태가 잘 그려져 있다. 이들 사이에 끼어 있는 비참한 입산자 가족들의 삶과 함께 중도 적인 입장의 지식인 김범우 등의 활동은 대립과 갈등의 사태 해결을 위한 입장의 지식인 김범우 등의 활동은 대립과 갈등의 사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다.

 


제2부 : 민중의 불꽃(4권∼5권)

제2부는 「민중의 불꽃」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여순 사건 이후 약 10개월에 걸쳐 일어난 사건들이 1949년 1월의 소작농 봉기를 전후로 하여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제2부의 내용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은 토지의 소유와 연관된 농민들의 좌절과 분노이다. 벌교 지방은 인구의 80%가 농민이고, 그 중의 90%가 소작농인 상황에서 사실상 벌교사람들 대부분이 해방된 후 농지개혁을 눈이 빠지게 기다려 왔

 


으나, 친일민족 반역자 집단인 한민당과 이승만은 지주 편을 들어 미루기만 했지 도무지 농지개혁을 하려들지 않았다. 소작농 대부분은 지주에게 목을 매달고 있는 실정에서 불만이 갈수록 높아만 간다.

 


북에서는 이미 농지개혁이 실시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지주들은 오히려 농지개혁 이전에 소유 농지를 처분하고자 한다. 소작인 모르게 논을 처분한 고흥 지주 서운상은 불만을 품은 소작인 강동기가 삽으로 내리찍은 바람에 중상을 입었고, 강동기는 그 길로 산으로 들어가 빨치산이 된다. 반면에 서민영은 지주로서 자기 소유의 논을 모두 소작인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하여 협동농장을 운영하기도 하였고, 농지문제의 심각성 및 농민들의 참상을 국군 벌교 지구 사령관 심재모에게 들려주어 심재모로 하여금 농민들의 농지개혁 요구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도록 한다.

 


염상진 등 좌익 반란군은 율어 해방구에서 토지개혁을 실시하여 농민의 환영을 얻고, 그들의 지원으로 자신들이 내세운 혁명 과업을 수행한다. 벌교의 농민들에게는 이러한 율어 지역의 변화가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염상진의 빨치산 부대는 벌교읍을 습격하여 지주들로부터 쌀을 빼앗아 쌀가마니를 다리 위에 놓고 벌교인민들이 고루 나눠 설 명절을 보내라는 격문을 붙이고 가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심재모는 김범우의 중개로 한 노파의 부탁을 들어준다. 즉 외아들로 입산한 고두만의 어머니 감골댁 노파가 찾아와 대를 잇기 위한 것이니 며느리를 이미 좌익의 수중에 든 율어에 들여보냈다가 씨를 받아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한 것이었다. 심재모는 단지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대민 심리전까지 고려한 끝에 이를 수락했지만, 그 사건을 안 읍내 유지들의 모함으로 서울로 압송된다. 그 후임으로 백남식이라는 관동군 출신의 친일 경력을 지닌 인물이 등장한다. 벌교 지역 주둔군 사령관으로 새로 부임한 백남식은 하숙집 주인 과부 송씨와 그녀의 딸을 농락하고 토벌군이 철수하게 되자 송씨의 딸을 속여 끝내 결혼을 한다. 그는 송씨 재산 절반을 차지하고 그 돈으로 자신의 병과를 헌병으로 바꾸어 후방 근무를 택한다. 그의 행태는 당시 부패한 군의 작태과 온갖 비리의 실상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때 벌교의 유지 김범우는 벌교를 떠나 서울에서 반민 특위 사건이나 백범 김구 암살 사건을 맞는다. 그리고 백범과 몽양이 이승만과 한민당을 위시한 친일 세력에 의해 암살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벌교 지역에서 지주들이 소작인 모르게 자기 땅을 팔아먹거나 빼돌리는 일이 더욱 늘어나자, 농민들은 이에 분노하여 대규모 항의 시위를 일으킨다. 지주 정현동은 멀쩡한 논에 바닷물을 끌어들여 염전을 만들겠다고 한다. 이에 분개한 소작인의 낫에 오히려 죽음을 맞은 것이다. 그런 와중 농지개혁법이 발표된다. 대부분의 소작농들은 토지의 무상몰수 무상분배가 아니라 유상몰수 유상분배란 것을 알고는 더욱 분노하기 시작한다. 벌교에 주둔한 군경과 지역 청년단은 사태가 악화되자 농민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짓밟는다.

 


제3부 : 분단과 전쟁(6권∼7권)

제3부는 1949년 10월부터 1950년 12월까지의 6·25전쟁의 현장과 합께 이 전쟁의 성격을 소상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설의 무대가 벌교 지역을 벗어나 전쟁의 현장을 따라 확대되고 있으며, 남과 북의 상황 변화와 미국의 개입 등이 비판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6·25의 발발과

 


함께 벌교는 다시 염상진 등에 의해 장악되고, 좌익 세력들은 인민의 해방을 감격스럽게 맞이한다. 그러나 경찰이 철수하기 직전에 미리 좌익 전향자들을 사살하였기 때문에 또 다시 살육의 참상이 겪는다.

 


당시 군부의 모습은 벌교 지역 주둔군 사령관이었던 심재모를 통해 실감있게 묘사되고 있다. 심재모는 용공혐의로 서울로 압송되었다가 벌교 지역 주민들의 진정으로 풀려나서 군에 복귀하여 태백산 지구 공비 토벌 작전에 참가하고 있던 중 6·25전쟁을 맞는다. 그는 여러 부대를 옮겨다니며 6·25전쟁 당시 무방비 상태로 부패와 무능에 빠져 있던 군대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피난 수도 부산의 모습도 이 부분에서 그려진다. 민간인들을 빨갱이로 몰아 살상하는 특무대원들의 횡포는 맹목적인 이념 전쟁의 단면을 보여준다. 특히 벌교의 최익승이 부산으로 피난와서도 군대와 짜고 군수품을 빼돌려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는 장면은 반민족적인 자본가들이 행태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3부의 내용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내용은 중도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벌교 지역의 지식인 김범우와 손승호 등의 사상적인 선회이다. 김범우는 임민군 치하에서 전북도당에 근무한다. 그러나 인민군이 패퇴하자 미군에게 붙들려 강제로 통역관이 된다. 그는 미군들이 자행한 강간, 살인, 방화 등 비인간적이고도 부도덕한 행태를 보면서 한국전쟁이 미군과 우리 민족의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김범우는 결국 미군 부대에서 탈출한 후에 공산주의 노선을 택하게 되며 인민군에 자진 입대한다. 손승호도 6·25전쟁 후 공산주의자의 길을 택한 후에 빨치산으로 입산한다. 교착상태에 있던 전선은 인천상륙작전으로 갑자기 혼란에 빠지고 인민군은 퇴각한다. 이에 따라 벌교에서도 염상진 등은 다시 입산하게 된다. 이때 많은 농민, 곧 소작인들이 염상진을 따라 입산하고 있다. 이것은 곧 민심의 향배를 말해주는 것이었다.

 


제4부 : 전쟁과 분단(8권∼10권)

제4부는 1950년 12월부터 1953년 7월 휴전 협정 직후까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의 대미에 해당하는 지리산의 빨치산 투쟁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소설적 공간이 다시 벌교와 지리산 지역으로 고정된다. 6·25전쟁은 유엔군의 참전과 중국의 개입으로 교착 상태에 빠지고, 전선은 38선 부근에서 대치 상태가 지속된다. 퇴로가 막힌 인민군과 빨치산 세력이 지리산 일대에 근거지를 두고 무장 투쟁을 계속한다. 그러나 군경의 진압 작정에 따라 이들의 투쟁은 점차 무력해진다. 특히 박현영 등 남로당 계열이 전쟁의 실패와 함께 숙청되었다는 소문이 전해지자 패배감과 낭패감에 빠져들지만, 역사 선택의 기로에서 항전의 결의를 가다듬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투쟁과 죽음이 역사 투쟁으로의 전환임을 인식하고 대부분 강렬한 최후를 맞는다.

 


한편 인민군에 입대했던 김범우는 포로가 되어 거제도 수용소에 갇힌다. 뜻밖에도 거기서 제자 정하섭을 만난다. 둘은 그곳에서 다시금 6·25가 민족해방전쟁이며 민족 대 외세의 전쟁임을 확신한다. 또한 김범우와 정하섭의 체험적 인민군 포로의 눈을 통해 미군들의 제네바 협정위반으로 많은 인민군 포로가 원인 모르게 죽어 가는 등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부당한 실상이 속속들이 파헤쳐진다. 포로교환시 정하섭은 북으로 가고 김범우는 반공포로로 위장, 석방되어 고향에 돌아온다. 그는 정하섭으로부터 남에 남아 거점을 구축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휴전 성립 후 군경의 대대적인 지리산지구 소탕작전이 전개된다. 지리산에 근거했던 빨치산 세력은 군경의 토벌 작전으로 모두 와해된다. 이름 없는 숱한 빨치산 전사들과 함께 손승호도, 독립투사요 인민군 소장인 김범준도 토벌군의 총탄에 스러진다. 염상진이 이끄는 빨치산 부대는 군경과 수많은 전투를 하였으나 패퇴를 거듭한다. 염상진은 최후의 순간, 부하 4명과 함께 수류탄으로 자폭한다. 그의 목이 벌교 읍내에 내걸린다. 서민영, 김범우 등은 염상진의 목을 수거하여 가족들과 함께 장례를 치러준다. 염상진이 그렇게도 염원했던 ‘인민해방’, ‘사회주의 革命’은 완전히 실패로 끝난다. 민중은 다시 고통의 질곡 속에 빠져들고 친일 반민족 세력은 기득권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염상진의 분신이자 희망인 하대치만큼은 살아남는다. 그것은 곧 革命의 불꽃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음을 상징한다. 하대치 일행이 염상진의 무덤에 나타나 새로운 투쟁에의 결의를 다지고 어둠 속으로 의연하게 사라져가는 장면으로 『태백산맥』의 대단원은 막을 내린다.

 



이해와 감상

대하소설 『태백산맥』은 1986년 1부가 발표되었을 때부터 89년 전 10권으로 완간된 이후에도 독자와 비평가들의 꾸준한 관심이 되어 왔다. ‘우리 문학이 여기까지 왔다.’는 감격이 나올 정도로 이 작품은 문학적 성취에서 뿐만이 아니라 군사 정부의 억압적 통치 속에서 채 발굴·정리되지 않은 근대사의 중대하고도 복잡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계뿐만 아니라 역사학계 쪽에서도 주목받아 왔다. 또 1994년에는 임권택 감독에 의해 『태백산맥』이라는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대작 『태백산맥』은 여순(麗順)반란사건의 실패로 인해 그 담당자들이 지리산으로 퇴각하는 1948년 10월 24일부터 서막이 전개된다. 여순반란사건은 제주도 4·3 민중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대기중이던 여수 주둔 제14연대의 하급 지휘관이 주동이 되어 일으킨 무장 반란 사건이었다. 1948년 10월 19일에 시작된 이 사건은 비록 1주일만에 진압되었으나 폭동군의 주력 부대는 남로당의 지방 조직 및 농민과 결합하여 산악 지역으로 퇴각함으로써 장기적인 유격전의 양상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는 제주도 4·3 사건과 함께 해방 이후 최대의 무장 반란이었을 뿐만 아니라 농민을 비롯한 기층 민중까지 가담하여 6·25 이후까지도 계속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태백산맥』에서 작가 조정래는 여순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6·25를 조명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분단 현실이 도대체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형성되었는가를 해방 공간과 6·25 전쟁을 거치면서 분단된 현재적 우리 삶을 구획지어 놓은 당시의 투쟁 양상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그 분단의 근원을 추적하고 있는 셈이다.

 


『태백산맥』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 2부는 여순 반란의 실패와 그로 인한 입산(入山), 빨치산의 유격전과 군경의 토벌 작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제3부는 6·25 전쟁의 발발과 빨치산의 하산(下山), 미군의 참전과 빨치산의 재입산(再入山), 그리고 좌우익의 극한 투쟁을 다루고 있다. 제4부는 휴전 협정의 조인을 다루고 있으며 투쟁의 방향을 ‘역사 투쟁’으로 바꾼 후, 중심 인물인 염상진의 죽음으로 이 대하 소설의 사건은 종결된다.

 


전10권으로 간행된 이 방대한 소설은 1948년에서 1953년까지 5년 동안의 시간적 흐름을 담고 있는데, 이 5년 동안은 오늘 우리의 분단 현실에 가장 깊게 영향을 끼친 역사 공간이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단의 원인을 고찰한다는 것은, 분단의 극복을 위해 의미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 역사 공간에서 다양하게 전개된 인물군(人物群)의 삶의 역정은 바로 오늘의 분단 현실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역사적 거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인물들은 바로 당대의 계층을 대변하는 전형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전체 등장 인물은 100명을 넘고, 전쟁 이후부터는 공간적 배경의 확대와 더불어 무수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주요 인물군으로는 염상진 안창민 하대지 정하섭 이지숙 등의 좌익 빨치산 계열과 백남식으로 대변되는 토벌군, 염상주의 대동 청년단, 최익승 윤영춘 양병갑 송기욱 정현동 등의 친일적 지주군(地主群), 김사용이라는 양심적 지주형, 김범우 서민영 심재모 손승호 이학송 등의 종로파 지식인 그룹 등으로 어우러진 이들 인물군은 바로 당대 현실을 대변하는 전형적 성격들이다. 그리고 염상진의 처 죽산댁, 강동식의 처 와서댁, 하대치의 처 들몰댁 등의 인물군과 역사의 이면에서 존재하는 농민들을 비롯한 인물군은 처절한 삶의 진실을 펼쳐 내는 당대 민중들을 대변한다 할 수 있다.

 


따라서, 『태백산맥』은 그들과 우리 사회가 처해 있는 ‘민족 통일’의 진로를 가로막는 이데올로기적 대립의 역사적 뿌리를 파헤치면서 이를 거시적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역사적 흐름을 개관하면서도 등장 인물들의 개성적인 삶의 숨결까지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는 역사적 시각이 작품 속에 하나의 큰 줄기로 관류하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태백산맥』은 여순 반란 사건 이후로부터 농지 개혁에 대한 저항뿐만 아니라 6·25 전쟁에 이르기까지 근대사의 가정 중요한 공간을 본격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분단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이라 하겠다. 이 『태백산맥』은 우리의 분단 상황을 거시적 시각으로 집요하게 그려 낸 대하 소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분단 현실을 다루어 온 조정래의 중·단편들에서 부분적으로 다루어진 문학적 사실들이 종합화되고 거시화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적이고 개별적인 분단 문제에 대한 작가 의식이 이 작품에 이르러 총체적인 안목으로 엮어졌다는 점에서 『태백산맥』은 분단 문학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 주었다. 이 소설이 지닌 의의를 간추려 보면, 우리 근대사의 큰 흐름을 본격적으로 다루었다는 점과 민족 분단의 배경을 좌우 정치 세력의 대립 및 관념적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설명하지 않고 우리 삶의 근원적인 한과 넋의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민족의 분단과 상잔의 역사적 현실이 아직도 우리 삶의 내부에 깊게 드리워져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태백산맥』의 가장 뛰어난 성취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해방 직후 좌우의 대립이 단순한 이념 대립이 아니라 지주─소작 관계라는 철저한 착취 제도에서 필연적으로 비롯된 것임을 규명해 보려는 데 있다. 해방 이후 좌우 대립의 격동상을 반공주의의 편견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그리고 있는 점이나 그것을 추상적인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라 엄연한 물적 토대를 가진 역사적 현상으로 파악하려 한 점은 이 작품을 분단 이후 우리 문학이 성취한 중요한 결실로 꼽을 수 있게 한다.

 


『태백산맥』의 또 하나의 특징은 민중사를 민중들의 질박한 생활상 속에서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중들의 살아 있는 입담이나 생활상과 개인의 내면 세계가 매우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이 작품에서 또 하나 특기할 만한 것은 단순히 역사의 무게에 눌려 인물들을 이념에 짓눌린 메카폰적 인간으로 도식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애정 문제나 인간적인 갈등까지 그리고 있어 생동하는 인물 군상을 형상화하였다.

 


『태백산맥』은 몇 가지 점에서 한계를 드러내기도 하였다.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등장하는 남녀간의 애정에 관한 통속성은 현실성을 반감시키며 여성 인물들이 남성 중심적 시선으로 대상화, 상품화되게 하는 우를 범하게 한다. 또한 중도파 민족주의자 김범우를 주인공으로 설정함으로써 당대의 역사적 사건이나 이념 대립을 양비론적 시각으로 보는 점도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태백산맥』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미발굴의 우리 역사를 복원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해방 이후 우리 문학이 이루어 낸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핵심 정리

·갈래 : 장편소설, 대하소설, 역사소설

 

·배경 : 공간-벌교, 서울, 전주, 평양, 압록강변, 거제도 포로수용소

        : 시간-6·25전후(1948년∼1953년)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제재 : 제주 4·3 민중폭동, 여순반란사건, 6·25전쟁 등의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둘리는 민중의 삶

 

·주제 : 해방 직후 좌우의 대립이 단순한 이념 대립이 아니라 지배 피지배(지주와 소작농) 관계에 의한 철저한 착취 제도에서 필연적으로 비롯된 것으로, 그에 대한 민중의식의 분출.

·출전 : 《현대문학》 (1983년 9∼86년 9월호) 제1부. 3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한길사)

        : 《한국문학》 (1987년 1∼12월호) 제2부. 2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한길사)

        : 《한국문학》 (1988년 3∼12월호) 제3부. 2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한길사)

        : 《한국문학》 (1989년 1∼11월호) 제4부. 3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한길사)



작품 구성

 

※『태백산맥』은 전체 4부 전 10권으로 구성되어, 1948년 10월부터 1953년 10월까지 5년에 걸친 격동기를 다루고 있다.

 

·제1부 : 한(恨)의 모닥불

1권∼3권은 여순(여수와 순천)반란 사건이 진압된 직후인 1948년 10월, 자금 조달을 위해 정하섭이 무당 월녀의 집을 찾아드는 데서 시작하여 같은 해 12월까지를 다루고 있다.

 

·제2부 : 민중의 불꽃

4∼5권은 염상진 일행이 율어면을 해방구로 장악한 1949년 1월부터 농지 개혁법이 곧 통과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지주들의 논 빼돌리기가 자행되고 이에 격분한 농민들이 궐기하는 1949년 10월까지를 다루고 있다.

 

·제3부 : 분단과 전쟁

6∼7권은 전쟁 발발 직전인 1949년 10월부터 미군의 개입으로 남한 대부분을 점령했던 인민군이 압록강까지 후퇴하는 1950년 10월까지 이야기다.

 

·제4부 : 전쟁과 분단

8∼10권은 1950년 11월부터 휴전 협정이 조인되고 빨치산(월북하지 못하고 지리산과 백아산 등에 잔류한 공산당들을 가리킴)투쟁이 궤멸되는 1953년 10월까지를 다루고 있다.



등장 인물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어가는 커다란 두 개의 축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은 역시 ‘염상진’과 ‘김범우’이다. 그밖에 무당, 백정, 머슴, 소작농, 상인, 지주, 빨치산, 토벌대원, 청년단원, 멸공단원, 경찰, 학교선생, 스님, 목사님, 신문기자, 정치인 등등의 486명이 등장한다. 거의 모든 계층 사람들이 등장한다고 봐야하겠다. 이러한 다양한 인물의 다양한 삶과 사상은 해방 이후부터 남북의 분단 그리고 전쟁까지의 시대적 상황을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던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주요인물 : 김범우 염상구 소화 서민영 김사용 심재모 이학송 이근술 전명환 법일 권병제 양효석 민기홍 김미선 간호원 강원봉 도라지 순덕이 신씨 신석주 황순직 안서규 안재윤 안창배 양병갑 염무칠 월녀 홍성문 이원조 석구 지삼봉 춘심이 피보길 하판석 허출세 이춘삼 문정님 방찬돌 배윤오 변서방 송경희 송성일 송씨 신기식 심슨 암스트롱 오동평 길남이 오칠성 운정 유소위 주미령 지점동 지현 천서방 종남이 하점생 화이트대위 심민자

빨치산 : 염상진 하대치 안창민 정하섭 이지숙 이해룡 강동기 오판돌 강동식 김범준 박두병 박영발 손승호 이태식 솥뚜껑 외서댁 조원제 강경애 천점바구 김혜자 박난희 배성오 배점돌 서인출 이현상 김복동 김선우 김종연 원종구 유동수 조판돌 주문철 지필구 한상근 황해룡 방서방 고두만 고두일 김동무 김동혁 김두집 남경우 남판술 마삼수 먹장군 문기수 박상춘 박찬봉 방준표 배삼성 오원식 유만복 유서방 윤재일 이승엽 이옥주 장칠복 조병하 강대진 원종구 신동식 김태규 덕칠이 박영감 서상철

마을사람 : 가실댁 감골댁 경남이 경월이 과수원댁 구룡댁 구산댁 나주댁 낙안댁 노서방 덕순이 덕칠이 동명이 동철이 된재댁 들몰댁 땅벌 목골댁 목포댁 문서방 방만복 방찬돌 보성댁 복남이 샘골댁 수돌이 숙향이 영식이 영자 예당댁 오씨 오칠복 옥자 왕주댁 윤가 이씨부인 임서방 장칠복 장터댁 장흥댁 장흥이모 점례 점예 조성댁 죽산댁 중천댁 천수 초지댁 최가네 춘매 춘복이 칠상이 필자 한갑수 한장수 호산댁 화자 희숙이


·염상진 : 지식인 출신 사회주의 혁명가. 큰 키에 수염이 까칠하게 돋은 견고한 외모를 하고 있으며 맵고 차지고 단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혁명가다. 사범학교 출신으로 아버지(염무칠)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끝내 일본정신을 가르칠 수 없다며 교편을 잡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 그는 “불꽃을 물고 타는 한 개비의 담배”(1권, 53쪽)와도 같은 신념의 사나이로 그에겐 오로지 사회주의 건설만이 지상최대의 목표이다.

 

·김범우 : 회의하는 지식인이지만 역사로부터 끊임없이 선택과 실천을 강요당하는 인물. 벌교에서 손에 꼽는 지주 김사용의 둘째 아들로


서 훤칠한 키에 균형 잡힌 체격으로 무게감, 해박감, 겸손함, 행동성을 모두 갖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어딘지 우울한 듯하기도 하고, 쓸쓸한 듯한 범접하기 어려운 사색적이고도 지성적인”(1권, 106쪽) 인물이다. 사상적으로 백범 김구 스타일의 민족주의 통일노선을 따르고 있었다. 작품에서 그는 백범 김구의 대변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 뿐만이 아니라 전쟁의 속성을 고발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손승호 : 한때 남국민학교 선생이었고 책에 대한 욕심이 매우 강하며 드러내진 않았지만 문학가를 지망하는 청년이다. 김범우에게 ‘민족’이 있고, 염상진에겐 ‘인민’이 있다면, 그에는 ‘인간’이 있었다. “날 비겁자라고 해도 어쩔 수 없네. 난 모든 것에 선행해 인간이고 싶네. 난 그걸 지키기 위해서 사회주의를 버렸고, 총을 들이댄 염상진의 위협에도 굽히지 않았네.”(1권, 230쪽) 그도 한때 인간의 인간다운 삶의 길을 위해 사회주의를 택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 속의 사회주의는 인간이 부재했기에 사회주의를 버린다.

 

·솥뚜껑 : 솥뚜껑은 머슴출신으로 전쟁 때부터 야산투쟁을 했던 소위 ‘구빨치’이다. 나이는 비록 스물대여섯이나 그의 말투는 경험이 바탕이 되어 논리적이면서도 심리적인 의미가 깊었는데, 짐꾸러미에는 항상 『조선공산당사』와 『천자문』을 넣고 다녔다. 좌익을 시작하면서 한글을 깨쳤고, 다시 빨치산 생활을 시작하면서는 한문공부를 시작했다. 손승호는 솥뚜껑을 ‘또 하나의 염상진’이라며 무산자 혁명의 완벽한 전사로 추켜세운다.(8권, 205쪽 참조)

 

·서민영 : 집안이 고흥에서 첫 손가락에 드는 거창한 족보출신으로 동경제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광주사범학교에서 낮에는 영어선생, 일과 후에는 농민 야학의 교장 역할을 했다. 기독교 사회주의, 무교회주의자를 표방하는 그는 예수를 신앙적 대상이 아니라 실천적 선구자로 인식하였다. 서민영이란 인물을 표현하는 것은 예수(진정한 종교인), 책(정직한 지식인), 청빈(진실한 사회인)이었다.(3권, 223쪽 참조) 사학자고 독립투사며 문장가고 논객이었던 단재 신채호를 흠모한다.

 

·하대치 : 하대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으며 가장 민중적인 인물이다. 소작인 하판석의 아들. 아내 들몰댁 사이에 아들 둘(길남, 종남)을 두었다. 일본인 지주를 상대로 소작쟁의를 하였으며 쟁의를 함께 벌였던 다른 열두 명과 함께 징용에 끌려가 북해도 탄광과 비행장을 닦으면서 5 년 동안 끌려 다니다 해방이 되어 돌아온다. 한국전쟁 중 조계산 지구 기동대장이 되고 52년 전투에서 투쟁영웅이 된다. 조계산지구 최강부대가 바로 하대치 부대였다. 하대치는 경찰과 청년방위대들 사이에 ‘악질 땅달보’로 소문이 나있다. 그는 염상진을 뒤따르는 또 하나의 신비스런 인물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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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민 : 지주 집안의 아들. 북국민학교 선생으로 여순항쟁 때 신분이 드러난다. 그는 해방 뒤 염상진이 피신해 있는 동안 읍내 지하조직을 움직여나간 그림자 없는 손이었다. 48년 염상진과 입산하여 사상무장 교육을 책임진다. 나중에 보성군당 위원장이 되며 전쟁 중에는 지구 정치위원이 된다. 이지숙과 산에서 결혼을 하고 위장 귀순하지만 들통나 체포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도수 높은 안경을 쓴 그는 “손이 남자의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작고 부드러웠다. 그는 하대치와는 대조적인 인물이었다. 안창민의 명석한 두뇌와 예리한 판단력은 하대치의 기민한 행동과 과감한 용기와 함께 그를 늘 든든하게 바치는 기둥이었다.”

 

·이지숙 : 담양 지주의 4남 1녀 중 막내. 공주사범졸업. 셋째 오빠의 영향으로 사회주의에 물듬. 전쟁 때 여맹위원장이 된다. ‘별로 예쁘다고 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영리하고 강단 있게 생긴 얼굴이었다. 윤기 있게 빛나는 큰 눈이 인상적이었다.’ 야물고 의지력이 강하고 냉철한 인물.

·정하섭 :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비밀당원. 순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떠나 ㄱ대학 법과를 다님. 김범우가 선생으로 있는 중학의 좌익 서클의 핵심 인물이었으며, 대학교 때 중앙당의 특수 임무를 위한 비밀당원이 됨. 중학 시절 염상진에게 3개월 사상 학습을 받기도 하였다. 전쟁 중 광주에 왔다가 중간 간부 양성을 위한 전문교육을 위해 평양으로 다시 간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수용되고 포로 송환 때 북쪽으로 간다.

 

·소화(素花) : 무당 월녀의 딸로, 열일곱 살에 대물림을 받았다. 전쟁 중 정하섭의 아기를 가져 조계산 지구에서 지내다가 체포되어 5년을 받고 감옥에서 아들을 낳는다. 정하섭과 사랑을 운명이자 신령님의 뜻으로 생각한다. 정하섭과 이지숙의 심부름을 해주며 사상에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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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 인민군 소장. 김사용의 큰아들이며 김범우의 형. 김범우와는 열 살 터울이다. 사상적 기반이 확고하고 사리가 분명하며, 냉철함과 포용력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일제 시대 동경 유학시절 학생 지하운동을 하다 드러나 일본을 탈출하여 독립운동에 가담하였다. 중국 군관학교를 졸업하고 헌병 장교로 활동하다 조직 재편성으로 홍군 지역으로 넘어간다. 한국전쟁 중 전남 서남 지구 사령관이 되어 나타났으며, 53년 9월 지리산에서 최후를 마친다. 소설 속에서 그는 김범우와 염상진을 통합하는 유일한 영웅이다.

 

·이태식 : 머슴출신으로 구 빨치산. 항시 웃음기 도는 부드러운 인상과는 달리 강철이란 별명을 가질 정도로 싸움에 강인했고, 통솔력이 뛰어났다. 강철부대로 불리는 그의 부대는 백아산 지구의 최강부대이기도 했다.52년 전투에서 투쟁영웅이 되지만 그 해 전사한다.

 

·외서댁 : 강동식의 아내. 두살박이 딸 하나와 염상구에게 겁탈 당하고 낳은 아들이 있다. 전쟁 중 남편 강동식의 뒤를 이어 빨치산이 된다. 후방 투쟁을 마다하고 화선 투쟁을 자원함. 하대치 부대 중대장이 된다. 여자답지 않은 용맹성으로 그 이름이 높았다.

 

·천점바구 : 군당 야산대에서 제일 나이가 어린 17세로 백정 아들. 인물이 제법 생긴 데다가 몸도 실팍했다. 그의 꿈은 염상진처럼 되는 것이다 까막눈이지만 산중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결국 하대치와 안창민 추천으로 당원이 되고 대대장이 된다. 그는 여러 개의 별명이 있다. ‘종각대장’ ‘올빼미’ ‘불가사리’가 그것이다.

 

·강동식 : 소작인 집안의 자식으로서 아내 외서댁과 사이에 딸이 하나 있다. 국민학교 5학년에서 학업을 중단하였다. 두 살 연하인 하대치와 함께 투쟁 경력이 화려한 염상진 조직의 중추이다. 아내가 염상구의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염상구를 죽이려고 사촌동생 강동기와 함께 읍내에 침투했다가 염상구의 총에 맞아 죽는다. 보통 키에 근육질의 단단한 체구이며, 끈질긴 기질을 지니고 있다. 염상진에 대해 절대적인 존경심을 가지고 있고, 아내에 대한 사랑도 지극하다.

 

·조원제 : 화순 동복태생. 18세. 그의 아버지는 일제시대부터 조직원이었으며, 비밀당원이다. 그는 53년 9월 현재 신분을 위장하고 고위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조원제는 서중학교 세포책이었다. 정보과 분트에서 후방부대장 연락병을 거쳐 입당을 하면서 문화부 중대장으로 자리를 옮김. 부대 개편시 일대대 지도원 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연대 부정치위원이 된다. 당 이론과 말재주가 뛰어나지만 겸손하여 신뢰와 존경을 받는다. 작가의 고교 선배이자, 조선대학교 경제학과 박현채 교수가 모델이다.

 

·이현상 : 50대. 지리산 유격사령부 사령관. 전쟁 중 남반부 유격대 총사령관이 된다.

 

·오판돌 : 조성 태생. 간도 땅에서 15년 남짓 살았다. 중학교 이 년 때 아버지 죽음으로 학업 중단. 조성책으로 전쟁 중 군당 위원장이 됨.

 

·박영발 : 일제 때부터 철도 노조를 기반으로 투쟁하였다. 불법화 이후 월북해서 모스크바 대학 단기 이년 졸업. 방준표와 고향부터 대학까지 경력이 같다. 전쟁 중 전남도당 위원장의 직책을 맡는다. 남반부 유격대 편입을 거부하고 중앙당 지령에 따른 제5지구당 위원장이 된다.

 

·방준표 : 경상도 출신. 30대 후반. 철도 노동자 출신으로 대구 십일항쟁을 주도하였다. 월북하여 당의 추천으로 모스크바 대학 단기 이 년을 마치고 전북도당 위원장을 맡는다. 신선하고 맑은 인상이지만, 그 얼굴은 차가움과 예리한 번뜩임을 품고 있다.

 

·서민영 : 고흥 사람. 기독교 재단인 순천 매산학교에서 중학교 마침. 동경제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광주 사범 영어 선생으로 있었다. 일과가 끝나면 농민야학의 교장. 좌우익을 가리지 않고 매사에 합리적이며 사리가 분명하게 행동하는 인물로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가 지향하는 바는 이상 농촌의 건설이고, 굳이 성분을 따져 이야기하자면 그는 기독교 사회주의자이다. 한때 염상진, 안창민, 김범우, 손승호 등이 그의 영향 아래 있었다.

 

·염상구 : 염상진의 남동생이자 염무칠의 작은 아들. 어린 시절부터 역전이나 차부를 얼씬거리며 왈패들과 어울렸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똑똑한 형에게 시기와 분노의 감정을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어 형에 대한 원한이나 복수심이 절절하다. 일제 말기에 주먹패가 되어 철교 아래 선창에서 칼부림을 해 일본 선원을 죽이고 도망친다. 해방과 함께 돌아와 일본 놈을 용감하게 처치한 당당한 독립투사로 행세하다 47년 9월 결성된 대동청년단의 열성 당원으로 좌익 지하조직을 파내는데 적잖은 공을 세운다. 48년 사건 이후 대동 청년단 지부 감찰부장이 된다. 이 시절에 쌍칼로 통하였다. 한국전쟁 때는 청년 방위대 대장이 된다. 빨치산으로 입산한 강동식의 처 외서댁을 겁탈하여 아들을 낳게 하기도 하였으며, 이 일로 강동식에게 총 맞아 부상당하기도 한다. 재력가 딸인 윤옥자를 강간하고 강제 결혼하면서 재산을 차지하고 동네 유지 행세를 한다. 야물딱지나 포악하고 간사한 인물이다.

 

·김사용 : 김범준과 김범우의 아버지. 지조를 지닌 선비형 인물이며 양심적인 지주다. 해방 뒤 건국준비위원회 벌교지부 위원장을 지냈으나, 문중의 국회의원 출마는 단호히 거부하였다. 염상진의 총명함과 사리분명함을 아끼고 사랑한다. 염상진의 도움으로 1948년 10월 숙청을 면한다. 독립운동을 하거나 해방 후의 사회개혁 운동에 나서지 않았지만 그런 것을 수용하고 따르려는 기본 자세를 가진 지주였다. 농지개혁을 앞두고 논밭을 명의 변경하거나 강매 행위를 하지 않은 읍내의 유일한 지주이다.

 

·심재모 : 국군 장교. 경기도 수원 태생. 상업으로 대물림한 집안의 자식으로 상과대학을 다니다 학병으로 끌려가 미얀마 전선에 참전하였다. 해방 후 경기 지구 학도병 모임을 주도하였다. 학병시절부터 남다른 사격술을 가졌다. 벌교. 보성지구 계엄군 사령관으로 부임하여 김범우 손승호, 서민영 등과 가깝게 지낸다. 전쟁 중 소령으로 진급하였으나, 군의 부정과 비리를 묵인하지 않아 다시 좌천되어 국민방위군 교육대로 간다. 교육대에서도 예산을 착복하려는 대령에게 맞서다 동부 전선으로 좌천된다. 사리가 분명하고, 합리적으로 매사를 해결해 가는 인물로서 강직한 원칙주의자이다. 북쪽의 해방전쟁이라는 명분도, 남쪽의 멸공통일이라는 명분도 부정하는 등 전쟁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

 

·이근술 : 경찰. 자원하여 율어면 지서장이 됨. 경찰 본연의 임무와 자세에 충실한 인물이다. 예비검속 때 37명의 목숨을 구하고 협박으로 경찰복을 벗는다. 벌교에서 튀밥 튀기는 일을 하다가 서민영의 권유로 휴전 회담 시기에 야학교사가 된다. 그는 껑충하게 큰 키에 얼굴마저 펑퍼짐하면서 길었다. 그래서 키는 더 커 보이는 데다 얼굴 전체에 담긴 선하디 선한 웃음은 큰 키와 함께 그 인상을 그야말로 싱겁게 보이도록 하고 있었다. 그저 사람 좋은 웃음을 얼굴에 담고 있었다. 자신에게 붙여진 별명이 미륵주임이었고 그가 율어면의 지서장으로 자원한 것도 기회주의적 공명심이나 영웅주의적 객기 같은 것이 발동해서가 아니었다.

 

·전명환 : 자애 병원 원장. 사상적 통찰은 없지만 시대 상황을 걱정하고 좌익에게 심정적인 동조를 보낸다. 부상당한 안창민을 치료해 준 것 때문에 염상구에게 고문당한다. 순천지법으로 넘어가 일 년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돈을 탐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성, 조성, 고흥까지 그의 후덕함은 널리 알려져 있다. 경찰서장 권병제의 도움으로 예비검속 때 살아난다.

 

·윤옥자 : 염상구의 모략으로 빨갱이로 몰리고, 그에게 강간을 당하고 강제 결혼을 함. 시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는 아주 못된 며느리다.

 

·화자 : 다방 종업원으로 염상구 밥이다.

 

·남인태 : 경찰. 가난에 한을 품은 아버지의 매질로 성장하여 경찰에 발을 담금.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치러 학력을 쌓았다. 기회주의적이며 탐욕스러운 인물이다. 벌교읍 경찰서장이었으나 좌천되었다. 그 뒤 뇌물로 보성 경찰서장으로 옮겨간다.

 

·백남식 : 독립군을 때려잡던 관동군 출신 국군 장교. 30대 초반으로 45년에 장가를 가 아이가 있으나 총각행세를 한다. 심재모 뒤를 이어 보성, 벌교지구 계엄사령관으로 부임한다. 송씨와 관계를 맺고 동시에 셋째 딸까지 겁탈하고 재산을 빼앗는다. 전쟁중 대위로 진급. 헌병장교가 된다.

 

·정현동 : 정하섭의 아버지. 해방 직후 일본인으로부터 양조장을 흥정하여 넘겨받았다. 아들 정하섭 때문에 염상진으로부터 살아남기도 하고, 경찰서장에게 재판을 받기도 한다. 역시 아들 때문에 토벌대 민간 후원회 회장을 억지로 떠맡는다.

 

·최익승 : 낙안벌의 지주 최씨 문중을 대표하는 인물이며, 보성, 벌교지구 제헌 국회의원을 지낸다. 경성 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고등고시에 네 차례 실패 후 일본인과 서울에서 동업하여 돈을 번다. 일제 시대에는 친일파의 전형이었으며 해방 후에는 발빠르게 친미파로 변신한다. 쌀을 매점매석하고, 군수 물자를 빼돌려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김범우를 모략하는 등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더러운 인물이다.

 

·들몰댁 : 하대치의 아내. 아들 길남이, 종남이가 있다. 처녀적 이름은 순심이며, 18세에 19세인 하대치와 결혼하였다. 시집와서 십 년 가까운 세월동안 태반을 홀로 지냈다. 전쟁 중 체포되어 소화와 함께 5년을 선고받는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 아낙이다. 아무런 배움이 없었지만 속이 깊고 심성이 착하며 지아비를 하늘(夫) 섬기듯 한다.

 

·죽산댁 : 염상진의 아내. 본명은 임끝순. 생활력이 강하고, 자식들에 대한 애정이 깊어 염상진이 벌교를 장악했을 때도 훗날을 염려하여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허출세 : 마름으로 정현동의 소작인들을 닦달한다. 소작인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재물을 늘리고, 비열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남편들 없는 틈을 타 남양댁과 목골댁을 겁탈한다. 두 아낙네의 보고로 이지숙 여맹위원장의 주도로 방죽에서 총살당한다.




·소설 『태백산맥』 창작 과정

 

1983년 《현대문학》 9월호에 연재 시작

 

1986년 제1부 「한의 모닥불」 3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한길사), 제2부 「민중의 불꽃」(2권, 1987) 제3부 「분단과 전쟁」(2권, 1988), 제4부 「전쟁과 분단」(2권, 1989, 전10권 완간)

1990년 현역 작가와 평론가 50인이 뽑은 ‘한국 최고의 소설’(《시사저널》)

1991년 『태백산맥』으로 단재문학상 수상, 전국 대학생이 뽑은 ‘가장 감명 깊은 책’ 1위(《중앙일보》)

1994년 『태백산맥』 영화화(태흥영화사, 임권택 감독)

1995년 『태백산맥』을 출판사를 옮겨서 출간(도서출판 해냄), ‘가장 읽고 싶은 책’ 1위(《한겨레신문》)

1996년 독자 선정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 1위(《동아일보》), ‘우리 사회에 가장 영향력이 큰 책’ 1위(《시사저널》), 단일 주제 비평서 『태백산맥 다시 읽기』가 권영민 교수 집필로 출간.

1997년 『태백산맥』 100쇄 출간 기념연 개최, 대하소설로 1백 쇄 발간은 최초의 일.

1999년 ‘20세기 한국의 베스트셀러’에 선정(《중앙일보》). 문인들이 뽑은 지난 1백 년 동안의 소설 중에서 ‘21세기에 남을 10대 작품’ 선정(《한국일보》)

2000년 『태백산맥』 일어판 10권 완간(집영사와 1982년 완역 출판 계약 체결)

2004년 『만화 태백산맥』 출간(박산하 만화, 더 북 컴퍼니)


출처:http://kin.naver.com/detail/detail.php?d1id=11&dir_id=110103&eid=07qbnMNGXdZLEvX7jQ5C8CwTFrm3aL8j&qb=xcK56bvquMYgwdmwxbiu

[출처] 태백산맥 요약|작성자 생고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