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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마음의 양식/詩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이준호ㅣ그대 /이연실

지송나무 2020. 4. 20. 12:32

앙리 루소의 그림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이준호

조금씩 만 담아 낼 걸 그랬다
이렇게 한꺼번에
쏟아져 내릴 줄 알았더라면

마음 한 구석만 내어줄 걸 그랬다
이렇게 한 사람만
살처럼 박히게 될 줄 알았더라면

아주 천천히 사랑할 걸 그랬다
이렇게 숨 막히게
나를 조여 올 줄 알았더라면

기억의 반씩은 덜어 낼 걸 그랬다
눈만 감으면 온통
한 사람만 찾아 들 줄 알았더라면

모질게 떨쳐내는 흉내라도 낼 걸 그랬다
이토록 내게 붙어
잠시도 떨어져 있지 못할 사람이었다면

그러기에는 너무 늦은 것이라면
차라리 그 사람,
덥석 끌어안고 살았으면 좋겠다.

이준호 두번째 시집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중에서

 

그대 이연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