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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마음의 양식/漢詩

한시 모음 - 李仁老

지송나무 2023. 4. 6. 14:06

 

한시 모음 - 李仁老
 

山居  산거
  
春去花猶在  춘거화유재
봄은 갔지만 꽃은 아직 남아 있고
天晴谷自陰  천청곡자음
하늘은 맑게 개었는 데 골짜기는 어둡네.
杜鵑啼白晝  두견제백주
한 낮에도 소쩍새 우는 소리 들리니,
始覺卜居深  시각복거심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깊은 산중임을 알겠네.
 

煙寺晩鏡 연사만경

千廻石經白雲封   천회석경백운봉
 
岩樹蒼蒼晩色濃   암수창창만색농
 
知有蓮防藏聚壁   지유연방장취벽
 
好風吹落一種聲   호풍취락일종성
 
굽이굽이 돌짝길 흰구름에 잠겼고
 
창창한 바위숲엔 어둠이 드렀네
 
짙푸른 절벽에 절이 놓여 잇나니
 
바람을 따라서 종소리 울리네.
 

陳澕(진화)·李仁老(이인로)의 江天暮雪(강천모설-강 하늘 저녁 눈)
 
江上濃雲翻水墨 
강상농운번수묵 
隨風雪點嬌無力
수풍설점교무력
憑欄不見昏鴉影
빙란불견혼아영
萬枝繁華春頃刻
만지번화춘경각
漁翁蒻笠戴寒聲 
어옹약립대한성 
賈客蘭橈滯行色
가객란요체행색
除却騎驢孟浩然
제각기려맹호연
箇中詩思無人識
개중시사무인식
 
강 위의 짙은 구름 먹물을 뒤엎은 듯 
바람 따라 눈보라가 힘이 없어 보인다.
난간에 기대어도 저녁 까마귀 그림자 보이지 않고
온갖 가지 번화한 꽃 경각 사이에 봄 되었네.
어옹의 대삿갓은 차가운 소리를 이고 있으며
장사치의 목란(木蘭)으로 만든 배는 가는 길이 막히었다.
나귀탄 맹호연을 제외하고는 
그 중의 시사(詩思)를 아는 사람 없으리라. 
 

옥당의 잣나무를 읊은 부[玉堂栢賦]
 
해는 기유년(1249)  
歲在巳酉 세재사유
저물어가는 겨울   
冬月向闌 동월향란
농서자가 금란(한림원)에 입직했는데
隴西子入直於金鑾 롱서자입직어금란
달 그림자 서산에 기울고 
銀蟾影倒 은섬영도
옥루 소리 있는 듯 마는 듯
玉漏聲殘 옥루성잔
술이 깨자 꿈도 깨어 
及酒醒而夢覺  급주성이몽각
난간에 의지하여 머리 들고 바라보니 
時矯首以憑欄  시교수이빙란
보이는 것 바이 없고 
杳無所見  묘무소견  杳어두울 묘
새벽 서리 휑한 하늘 밑에 
霜天漫漫  상천만만
오직 찬란한 누각들이
唯餘紫閣與朱樓  유여자각여주루
어렴풋이 늘어서 있을 뿐인데 
森然掩映於有無閒  삼연엄영어유무한
한 푸른 수염 난 군자가 
有一蒼髥君子  유일창염군자  髥구렛나루염
뜰 가운데 똑바로 서서 
立中庭而不倚 립중정이불의
여윈 학이 날려는 듯   
瘦鶴將騫  수학장건  瘦파리할 수 鶱훨훨날건
늙은 용이 일어나려는 듯 
老龍欲起  로룡욕기
좁은 땅에 풍운을 걷어차고  
斂風雲於尺地  렴풍운어척지  斂거둘렴
지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若有待於知己者  약유대어지기자
내가 난간을 탕 치며 말을 건너되  
僕乃琅然擊檻而與之語曰 복내랑연격함이여지어왈  
琅옥이름랑  檻 우리 함, 가축을 가두는
한림원을 일컬어 신선부라 칭한다 
鼇頂之署號神仙府 오정지서호신선부  鼇 자라오
밤에 돌아올 젠 연꽃 촛불을 나눠 주고  
夜還則蓮燭分輝 야환칙련촉분휘
새벽에 들어갈 젠 꽃무늬 석계한림원에 어보를 뒤 따른다 
曉入則花甎承步  효입칙화전승보  甎 벽돌전
미인이 붓을 붙들고  
蛾眉呵筆  아미가필
용건으로 토한 것 훔친다  
龍巾拭吐  룡건식토  拭닦을식
구슬 내와 옥 수풀에 멋대로 노닐면서  
珠川玉樹以遨以遊
주천옥수이오이유    遨  놀오
푸른 난새, 자주 봉을  
青鸞紫鳳  청란자봉  鸞란새란
타고 몰 수 있으니  
可驂可馭  가참가어  驂 견마참, 馭 말부릴어
진실로 여기는 화식하는 자가 못 이를 곳인데 
固非烟火食者所到處也    고비연화식자소도처야
이제 네가 어찌 와 여기 붙어 있는고  
今汝何由而客寓哉   금여하유이객우재   寓  머물을 우
그 분이 고개를 젖히고 눈썹을 쳐들고  
君子於是揚眉吐氣 군자어시양미토기
소매를 걷고 뽐내며 대답하되 
奮袂驤首而答曰  분몌양수이답왈 袂소매몌,  驤  머리들 양
허허 저 옥천자의 호매로도 
夫以玊川子之豪邁  부이숙천자지호매  邁  갈매
대를 아우로 친하였고  
猶親竹弟  유친죽제
백태부의 고일로도  
白太傅之高逸  백태부지고일
솔을 벗으로 삼았으니  
尙與松友  상여송우
내가 아무리 소용이 없고 비틀어져서  
僕雖臃朣離奇 복수옹동리기   臃 부수럼옹,  朣 달뜰옹
사람들이 나를 안 알아주나 
不爲世人所購  불위세인소구 購 살구, 사가, 물쑥  구 화해하다
빙설같이 맑은 한 모습이  
然冰枯雪瘦   연빙고설수
선생의 높은 지취를 짝할 만하며  
可以配先生之高趣 가이배선생지고취
풍우를 휘몰아 뿜음은  
雨嘯風嘔  우소풍구
선생의 걸작을 이을 만하며  
可以續先生之秀句  가이속선생지수구
천 년을 지나도 더 무성하므로  
歷千載而愈茂  력천재이유무
선생의 장수를 축복할지니  
可以薦先生之遐壽  가이천선생지하수
나이를 가리지 않고 교분을 맺어 주시면  
苟許忘年之契  구허망년지계
초목과 함께 썩지 않으리이다  
則不與草木同腐矣 칙불여초목동부의

[출처] 한시 모음 - 李仁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