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에 연꽃이 없더라/법정스님 요즘 강원도 고랭지에는 감자꽃이 한창이라 더러는 발걸음을 멈추고귀엽게 피어난 그 꽃과 은은한 향기에 반쯤 취할 때가 있다. 감자꽃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나는 이 고장에 와 지내면서 비로소 알게되었다. 우리가 감자를 먹을때 그 꽃과 향기도 함께 음미할 수 있다면 우리들의 식탁은 보다 풍성하고 향기로워질 것이다. 풀과 나무는 다들 자기나름의 꽃을 피우고 있다. 이웃을 닮으려하지 않고 패랭이는 패랭이답게,싸리는 싸리답게 그 자신의 삶을 꽃피우고 있다. 생명이 깃들여 있는 것은 어떤 형태로건 저마다 삶의 가장 내밀한 속뜰을, 꽃을 피워 보이고 있다. 그래야 그 꽃자리에이 다음 생으로 이어질 열매를 맺는다. ○과시수단이 된 꽃 우리들이 살아가는 고달프고 팍팍한 나날에 만약 꽃이 없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