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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마음의 양식/漢詩

최충崔沖의 시조 <白日은 西山에 지고>

지송나무 2015. 6. 26. 15:01

최충崔沖의 시조 <白日은 西山에 지고>

 

 

 

 


白日은 西山에 지고 黃河는 東海로 들고
古今 英雄은 北邙으로 든닷 말가
두어라 物有盛衰니 恨할 줄이 이시랴

백일은 서산에 지고 황하는 동해로 들고
고금 영웅은 북망으로 든단 말가
두어라 물유성쇠니 한할 줄이 있으랴

 

 



 세상 만물은 성함이 있으면 반드시 쇠함이 뒤따르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니, 이를 탓해도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나 또한 이렇게 늙어서 북망北邙으로 들 터이니, 무슨 유한遺恨이 있겠는가. 인생의 덧없음을 탄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 역시 섭리의 한 부분임을 받아들이는 순명順命의 자세를 노래한 작품이다. 이미 세상의 허무나 인생의 무상 같은 감정에서 멀리 벗어나 달관의 경지에 든 노대가의 목소리라 하겠다. 그는 86세로 천수를 다하고 1068년 북망으로 떠났다.
원래 북망北邙은 중국 낙양洛陽 땅 북쪽에 있는 조그만 산이다. 낙양은 기원전 11세기 주周나라 이래 수많은 역대 왕조의 도읍都邑이었고, 그 북쪽 북망산北邙山은 역대 제왕과 귀인 · 명사들의 묘지가 되었다. 지금은 논밭과 목장이 들어서서 흔적도 없어졌지만. 그래서 ‘북망산北邙山’은 사람이 죽으면 가는 곳이라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이광식 《우리 옛시조 여행》중에서

 편집자 주
1)최충崔沖:고려 성종 3(984)∼문종 22(1068) 고려의 문신. 본관은 해주, 호는 성재惺齋. 구재학당九齋學堂을 열어 인재양성에 힘썼는데, 이는 사학12도의 하나로 한국 사립학교의 원조가 되었다. 최충은 해동공자海東孔子로 칭송되었다.
2) 이광식 - 1951년 대구 출생, 성균관대학교 영문과 졸업. 저서에 《한국 근현대사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