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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친 水魚之親 TISTORY

■ 마음의 양식/詩

이 가을 떠나기 전에ㅣ2017신곡.이애란-능소화

지송나무 2020. 11. 17. 19:51

 

박 호 작품  수채화

 

이 가을 떠나기 전에

 

가을은 시작할 때보다

떠날 때기 더 아름답다

 

떠나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길을 걸으면

어느새 내 마음에도 고독이 수북하게 쌓인다

 

떠나가는 가을은 세월의 추억도

내 마음 깊숙이 흘러내리는

그리움도 붉게 물들여 놓는다

 

바라만 보아도 좋은 가을 풍경

오래도록 머물러 있으면 더 좋을 텐데

찬 바람 불어오고 비가 내리면

아무런 미련도 없이 시린 발을 내밀고

훌쩍 따나가 버린다

 

떠나가는 가을은

내 마음 구석구석마다

수많은 아쉬움을 남겨놓는데

 

이 가을이 떠나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이 시작되던 길을 다시 걷고 싶다

이 가을이 떠나가고 더 쓸쓸해지기기 전에

사랑하는 이의 손을 꼭잡고 걸으면

깊고 깊은 사랑을 나누고 싶다

 

- 용 혜 원-

 

2017신곡.이애란-능소화(가사자막)